GC셀, 세포치료제 사업 '광폭 행보'

입력 2022-06-28 17:13   수정 2022-06-29 00:48

GC녹십자 자회사인 GC셀이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독보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4월 미국 바이오센트릭을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키메릭항원수용체(CAR)-NK세포를 활용한 희귀혈액암 치료제 개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검체진단 사업과 면역항암제 등을 통해 쌓은 자본력과 세포·유전자 기술력을 기반으로 치료 사각지대에 있는 다양한 질환군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희귀혈액암 치료 제품군 확대
GC셀은 희귀혈액암인 T세포 림프종 치료제 후보물질 ‘CT205A’를 파이프라인(개발 제품군)에 추가하고 전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서 2024년 2분기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사람 대상 임상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CT205A는 공격력 높은 면역세포인 NK세포 유전자를 조작해 유도미사일처럼 암을 정밀 타격하도록 바꾼 CAR-NK 치료제다. T세포 림프종 환자에게 많은 CD5 단백질을 찾아 공격하도록 했다.

차세대 암 치료 기술로 꼽히는 ‘CAR’은 암세포 표면에 많은 특정 단백질을 찾아가도록 면역세포를 바꾼 뒤 배양해 넣어주는 치료제다. 조작된 면역세포가 정상 세포는 그대로 두고 암세포만 공격하기 때문에 암 완치 시대를 앞당길 꿈의 항암제로 불린다. 이 기술을 활용한 노바티스의 킴리아는 백혈병 완치율이 80%에 이른다. 국내 판매 가격은 3억6004만원으로 초고가다.
CAR-T 치료제 한계 극복
상용화된 CAR 치료제는 면역세포 중 하나인 T세포를 조작한 CAR-T다. 암 환자 몸에서 빼낸 T세포를 활용해 만든다. 타인의 T세포를 넣으면 면역 거부 반응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공정 과정이 긴 데다 가격도 비싼 이유다. 더욱이 T세포 림프종 환자는 T세포 중 상당수가 이미 제 기능을 못한다. CAR-T 치료제 대신 항체를 활용한 항체약물결합체(ADC) 등이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CT205A는 타인의 제대혈 속 NK세포를 활용한다. 환자 세포를 뽑는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기존 T세포 림프종 치료제(CD30)와 표적 단백질(CD5)도 다르다. 특정 T세포 림프종 환자의 CD5 발현율은 85~96%에 이른다. 기존 치료제에 쓰이는 CD30은 16~50% 정도다. CT205A가 암 세포를 찾아낼 확률이 기존 치료제보다 높다는 의미다.
세포·면역치료제 제품군 확대
지난해 GC녹십자셀과 GC녹십자랩셀이 합병해 GC셀로 출범한 뒤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NK세포 치료제와 항체치료제를 함께 투여하는 혈액암 후보물질 AB101은 임상 1상 단계다. 내년 임상시험을 마치는 게 목표로, 올해 말께 중간 결과가 나온다.

위암·유방암 환자 등에 많은 HER2를 타깃으로 한 CAR-NK 후보물질 AB201은 내년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또 다른 혈액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AB202도 내년 미국 IND 승인을 앞두고 있다.

CDMO와 검체 분석사업, 상용화에 성공한 면역항암제 이뮨셀-LC 등은 캐시카우(현금창출원)다. 올해 1분기 GC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38억원, 361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이뮨셀-LC는 지난해까지 7860명의 환자에게 5만4558건 투여됐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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