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동산중개사협회(NAR; 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에 따르면 생애 첫 주택을 마련하는 미국의 구매자는 지난 5월 전체 주택 판매의 27% 비중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31%)보다 4% 포인트 하락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전체적으로는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의 비중이 34%였다고 하니 첫 집 마련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매매수요가 줄어들었긴 하지만 재고 부족으로 인해 이런 긍정적인 요인들은 상쇄되고 있다고 합니다. 시장에 나온 매물이 거래 완료되는 데 걸린 시간이 더 줄어들었다고 하니 처음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분들에게는 여전히 미국 주택시장이 빡빡하다는 말입니다.
금리 인상은 현금 부자들에게 유리한 시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거래 완료된 매물 네 개 중 하나가 현금거래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주택구매자의 30%는 현금 구매자 때문에 집을 사지 못했으며 60% 넘는 MZ세대는 이로 인해 좌절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임대료 부담은 커지고 있습니다. 렌트닷컴에 의하면 침실 한 개 짜리 매물의 임대료는 전 년 대비 25.5%, 두 개짜리 매물은 26.8%나 올랐다고 합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금리 인상과 물가상승 등 대외경제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올해 5월까지 전국 생애 최초 매수자는 4만 명이 붕괴하면서 2010년 관련 통계 발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 비중 또한 23.9%로 2017년 23.6%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27%에 비해서도 높지 않습니다. 미국과 다르게 부동산 규제로 인한 어려움으로 우리나라 MZ세대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기존에 주택을 가지고 있는 유주택자의 경우에는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 많아 집을 구입하기가 쉬운 데 반해, 무주택자는 대출 외에는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 시장 진입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도 유주택자의 갈아타기 수요가 대부분으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주택자는 대외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주택매수심리도 크게 낮아져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경험이 전혀 없는 무주택자가 주택을 마련한다는 것에 엄청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많은 혜택을 줘야 하는 상황이 다가왔습니다. 대출만이 아니라 세제상의 혜택과 함께 사회적으로 이를 권장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끌’과 같은 단어에서 나타나는 구세대의 시각은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6·21대책에서 취득세 200만 원 감면을 무조건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좋은 대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들이 줄어들면 부동산시장이 안정을 찾을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집은 어차피 있어야 하기에 무주택자들이 대거 임대차시장으로 몰리면서 미국처럼 20%가 넘는 월세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올해 5월까지 전국 전세가격(-0.13%)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월세는 1.03% 올랐습니다. 이는 전세가 월세로 급격히 전환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전세 가격과 월세 가격을 통합해서 임대차시장으로 함께 봐야 합니다. 월세의 나 홀로 상승은 지난 정부의 임대차 규제와 금리상승이 낳은 결과입니다. 이렇게 계속 월세 가격이 올라가면 다시 전세 또는 매매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지원이 계속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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