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는 지난 24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희망공모가를 3만4000~4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2060억~1조5943억원이다. 매출 대비 기업가치 배수인 ‘EV/Sales’ 방식을 적용해 가치를 산출했다. 이 지표는 적자여서 주가수익비율(PER)로 기업가치를 매길 수 없지만 성장성이 높은 업종에 주로 사용된다.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쏘카와 사업 영역이 비슷한 기업 10곳을 비교 기업으로 선정하고 이들의 평균 EV/Sales 배수인 8배를 적용해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2조4120억원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33.9~50.0%를 할인해 공모가를 산정했다. 공모가 기준 EV/Sales 배수는 3.9~5.2배다.
문제는 비교 기업에 차량공유업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최대 배달앱 고투,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개발사 오비고, 미국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개발사 오로라 등을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차량공유업체인 미국 우버(2.3배)와 리프트(1.1배) 동남아시아의 그랩홀딩스(2.3배)는 주가 급락 여파로 EV/Sales 배수가 1~2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고투(17.1배) 오비고(18.3배) 오로라(17.8배)는 매출의 약 20배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투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최대 모빌리티 기업 고젝과 e커머스 기업 토코피디아가 합병해 설립된 회사로 모빌리티 플랫폼과 e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장보기, 배달, 물류, 핀테크 등을 아우르는 슈퍼 앱으로 떠올랐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공모가가 희망 가격의 상단에서 결정되면 우버, 리프트 등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보다 두 배가량 비싸게 상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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