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규제 '풍선 효과'…외곽 집값 더 올라

입력 2022-06-29 17:41   수정 2022-07-07 16:28

경남 창원시 외곽 지역 집값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도심인 의창구와 성산구가 부동산 규제 지역으로 묶이자 비교적 집값이 저렴하고 세금 등 규제가 덜한 비규제 지역으로 투자자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비규제 지역은 생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창원시 마산합포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5.44% 올랐다. 전국 시·군·구 중 경기 이천시(6.1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마산합포구 아파트값은 2020년 9월 넷째주 이후 1년9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인근 마산회원구의 올해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도 4.03%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반면 2020년 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성산구는 올해 아파트값이 2.06% 오르는 데 그쳤다. 투기과열지구인 의창구 역시 같은 기간이 상승률이 1.31%에 불과했다.

마산합포구와 마산회원구에선 신고가 거래도 줄을 잇고 있다. 마산합포구 신포동 마산만아이파크(780가구, 2010년 준공) 전용면적 124㎡는 지난 2일 신고가인 7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6월 실거래가(5억9000만원)보다 1억4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마산회원구 내서읍 코오롱타운(2040가구, 2001년 준공) 전용 127㎡는 9일 3억4800만원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신포동 A공인 관계자는 “‘비규제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데다 의창구, 성산구에 비해 여전히 집값이 싸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비규제 지역에선 담보대출비율(LTV)이 최대 70%까지 가능하고, 2주택자도 1%의 취득세가 적용된다. 실거주 규제에서도 자유롭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4월 마산합포구와 마산회원구의 외지인 주택 매매 거래량은 115건으로, 1월(65건)보다 80% 가까이 증가했다.

수도권에서 사실상 마지막 남은 비규제 지역인 이천시도 인근 안성시, 평택시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인 뒤로 집값이 급등세를 타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특정 지역에 규제를 조였다가 푸는 식의 땜질 처방을 남발하면서 규제 지역 집값도 못 잡고 오히려 인근 비규제 지역 집값을 뛰게 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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