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미국 주택시장도 식었다…"'주택불패' 믿음은 잘못"

입력 2022-06-30 09:30   수정 2022-06-30 09:3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고공행진했던 미국의 주택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대출 금리에 바짝 얼어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미국 주택시장이 매수 문의가 끊긴 '매수자 우위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도시든 교외든, 상태가 좋든 나쁘든 매수 대기자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매도인은 원하는 가격을 다 받을 수 있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주택시장을 식게 만든 것 금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로 금리'의 시대를 끝내고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여파로 모기지 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미 국책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올해 1월 초 3.22%에서 최근 5.81%로 거의 배 가까이 뛰었다. 이로 인해 평균적인 주택 매수자들은 종전보다 매달 600달러(약 80만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팬데믹 기간 집값이 크게 오른 점도 매수세가 식은 요인으로 풀이된다. 미 최대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미국의 집값은 40% 급등했다.

뉴욕타임스는 "매수자 대부분이 어마어마한 대출을 끼고 사야 하는 주택의 경우 금리에 특히 민감하다"며 "지금처럼 집값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을 때 주택의 금리 민감성이 훨씬 더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존다의 알리 울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택은 불패라는 집단적인 믿음이 있었다.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높으니 가격 상승세를 막을 수 없다는 논리였다"며 "매우 빠른 속도의 금리와 집값 상승은 이러한 이론이 잘못됐다는 점을 입증한 바 있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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