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채용 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30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의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회장과 함께 기소된 윤승욱 전 신한은행 인사·채용 담당 그룹장 겸 부행장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됐다.
조 회장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조카 손자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의 아들, 교회 지인의 아들 등 외부에서 청탁받은 지원자의 전형 별 합격 여부를 보고하도록 해 특혜를 제공하고, 최종 합격자 남녀 성비를 인위적으로 3 대 1로 맞췄다는 혐의로 2018년 9월 기소됐다.
1심은 조 회장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의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된 2015년 상반기 지원자 1명과 2016년 하반기 지원자 1명의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정당한 합격이거나 합격 사정을 거친 지원자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2016년 하반기에 지원한 또 다른 1명에 대해서도 "조 회장이 이 1명이 서류전형에 지원할 것이라고 인사부장에게 알렸더라도 이를 합격 지시로 간주할 수 없다"며 "합격 지시로 받아들였다면 굳이 서류전형만 통과시키고 1차 면접에서 탈락시키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법원도 2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하면서 조 회장은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게 됐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과 신한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5년간 경영진을 맡을 수 없도록 제한한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세 번째 연임 도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회장이 취임한 2017년 이후 신한금융의 실적은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엔 당기순이익이 4조원을 넘어서며 '4조 클럽'에 가입했다. 조 회장은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했고,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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