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주 주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아시아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등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며 업종 전반에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30일 1.73% 오른 7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4일 이후 5거래일 만에 11.55% 반등했다. 이날 삼화네트웍스(8.25%), 에이스토리(4.65%)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콘텐츠주 주가는 지난 4월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4월 초 이후 이달 23일까지 31.45% 급락했다. 넷플릭스가 지난 1분기 가입자 수 감소로 주가가 반토막나면서 국내 콘텐츠주에 대한 투자 심리도 악화한 탓이었다. 증권가에서 “넷플릭스 가입자 수 감소가 국내 콘텐츠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놨지만 하락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최근 넷플릭스가 공식적으로 아시아 콘텐츠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힌 것이 콘텐츠주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니 자메츠카우스키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부사장은 “아시아는 생동감 있고 많은 기회가 있는 시장”이라며 “아시아 지역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 등을 포함한 아시아 투자는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OTT 경쟁 심화로 넷플릭스 구독자 수가 감소했지만 이는 오히려 K콘텐츠 제작사의 글로벌 시장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며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 흥행성이 높고 ‘가성비’ 측면에서도 차별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상력 강화에 따른 가격(P) 상승과 편수(Q)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공개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 넷플릭스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 시리즈는 지난 29일 기준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섰다.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 부문에 ‘고스트닥터’와 ‘환혼’ 등을 포함해 국내 콘텐츠 3개가 이름을 올렸다. 하반기에도 다수의 기대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콘텐츠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 등 대내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콘텐츠주 실적 전망치는 올라가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41억원이다. 1개월 전(835억원)과 3개월 전(828억원) 추정치보다 상향 조정됐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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