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친중국 단체가 환경단체로 위장해 서방 국가들의 희토류 채굴 프로젝트를 집중 공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희토류 자원 개발은 중국이 독점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 맨디언트는 29일(현지시간) "대표 친중단체인 드래곤브릿지가 환경운동가로 위장해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의 희토류 채굴 작업에 반대해온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짜 SNS 계정을 운영해 "미국 등 현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희토류 개발 프로젝트가 해당 지역에 돌이킬 수 없는 환경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는 등의 허위 정보들을 온라인에 퍼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 광산 업체 리나스(Lynas)는 지난해부터 미 텍사스주에서 희토류 정제소를 설립하기 시작했다. 희토류 수입물량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지원한 프로젝트다. 일부 게시물은 텍사스 현지 거주자 행세를 하며 리나스를 저격했다. 콕스 테리라는 가명을 쓴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내 친구들과 나는 리나스가 텍사스에 짓는 희토류 공장에서 배출될 폐기물을 심각히 우려하고 반대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드래곤브릿지는 2019년 홍콩인들의 반중국 시위 당시 친중 캠페인으로 맞서면서 처음 존재감을 드러낸 단체다. 맨디언트는 "중국 공산당의 후원을 받는 이 조직이 전략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민간 상업단체까지 표적으로 삼은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희토류는 배터리 등 첨단 디지털 제품에 필수적인 광물질이다.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이 수입하는 물량의 80%가 중국산이다. 현재 미국에는 희토류 처리 공장이 전무한 상태지만, 리나스의 텍사스 공장을 비롯해 미 전역에서 개발 중인 3개 사업이 완료되면 미국은 1만t의 희토류 정제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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