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표, 자진사퇴 수순?…부경대 교수로 복직할 듯

입력 2022-06-30 17:42   수정 2022-07-01 01:27

최근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사진)이 휴직 중인 부경대에 2학기 강의 개설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다음 학기 학사일정 이전에 홍 원장이 KDI 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부경대에 따르면 홍 원장은 부경대에 2학기 경제학부 ‘한국 경제의 이해’ 전공 선택 과목 개설을 신청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2학기에 홍 원장의 수업이 개설돼 있다”며 “다만 휴직 중인 홍 원장이 아직 복직한 게 아니기 때문에 (강의 계획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홍 원장은 최근 학교 관계자들에게도 복귀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부터 부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홍 원장은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 출범과 함께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되며 학교는 휴직에 들어갔다. 지난해 KDI 원장에 선임된 홍 원장의 임기는 3년으로 2024년 5월 31일까지다. 홍 원장의 부경대 복귀 의사는 지난주 학교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여당이 홍 원장의 사퇴를 본격적으로 요구하기 전이다. 이에 따라 홍 원장이 외부 압력보다는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KDI 원장직 사퇴를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설계한 인물이다. 그는 올 2월에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축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앞서 한 국무총리는 지난 28일 취임 1개월 기념 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 홍 원장과 관련해 “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으로 앉아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바뀌어야지. 우리(윤석열 정부)하고 너무 안 맞는다”고 비판했다. ‘(홍 원장이) 어떻게 정리될 것인가가 다들 관심사’라는 질문에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답했다. 30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장관급 인사들과 국책연구기관장 등을 향해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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