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와 4차례 대면…한·일 관계 개선 물꼬 텄다

입력 2022-06-30 17:44   수정 2022-07-01 01:29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연이틀 네 차례 만났다. 양 정상이 서로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면서 ‘톱다운’(하향식) 방식의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대통령실에 따르면 NATO 정상회의 기간 동안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스페인 국왕의 환영 만찬,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 회동, 한·미·일 정상회의, NATO 동맹국·회원국 정상회의 등 모두 네 차례 대면했다.

두 정상은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가 주최한 환영 만찬 자리에서 첫 만남을 갖고, 약 4분간 대화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 미래 지향적으로 나아갈 생각이 있다”고 말했고, 기시다 총리도 “한·일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상호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AP4 정상 회동과 한·미·일 정상회의 사이 진행한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에 대해 “한·일 현안을 풀어가고 미래의 공동 이익을 위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를 자신의 ‘파트너’로 평가하며 신뢰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의 본격적인 관계 개선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보텀업(상향식)’이 아니라 ‘톱다운’ 분위기”라며 “정상끼리는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겨진 과제는 참모와 각 부처가 얼마나 마음을 열고 대화를 발전시킬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다음달 10일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 한·일 정상회담이 추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일본의 조선인 강제동원과 관련한 한국 대법원 판결 등 양국 간 현안이 해법을 찾을 수 있느냐가 변수다. 외교부는 강제동원 배상 해법을 모색할 민관협의회를 다음달 4일 출범시킬 계획이다. 협의회에선 한국 정부가 일본 기업의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고 차후에 일본 측에 청구하는 ‘대위변제’ 등의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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