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방산·전기차까지…尹, NATO 정상들과 숨가쁜 '세일즈 외교'

입력 2022-06-30 17:39   수정 2022-07-01 01:33


29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 전시컨벤션센터(IFEMA). 본회의 개막 전 잠시 짬이 나자 윤석열 대통령은 회의장을 돌며 정상들과 인사를 나눴다. 약 15분간 15개국 정상을 만났다. “짧은 시간이나마 친밀도를 높여야 다음에 만났을 때 경제 협력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참모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준비하면서 “관련된 모든 자료를 메모 형태로 만들어 주기만 하면 국익을 위해 뭐든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경남 창원에서 연 원자력발전 협력업체와의 간담회에선 “원전 세일즈를 위해 백방으로 뛰겠다”고 했다.
원전·방산 세일즈 외교 ‘총력’
윤 대통령은 NATO 정상회의가 열린 사흘간 각국 정상을 만날 때마다 원전과 방위산업, 반도체, 배터리 등 국내 주요 수출산업을 위한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대화 말미엔 어김없이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한 표’를 부탁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한국 원전을 홍보하는 책자를 기자들에게 보여주며 “윤 대통령이 이 책자를 폴란드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한국 원전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설명했다”며 “대통령이 세일즈 외교 최전선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30일 IFEMA에서 열린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한국 원전의 경쟁력을 거듭 강조했다. 원전 4기를 건설할 계획인 체코는 이 중 1기(1200㎿ 이하급)를 우선 발주할 예정이다. 오는 11월 입찰제안서를 받는데, 총사업비가 8조원에 달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체코가 올 3월 입찰을 시작한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피알라 총리는 “양국 간 호혜적 협력이 전기차 배터리, 수소 등 미래 산업 분야로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피알라 총리에게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도 요청했다. 체코에 생산기지를 보유한 현대자동차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현대차 체코 공장은 코나EV 등의 차량을 생산해 유럽 시장 전역에 공급하는 생산기지다.

윤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원전 협력을 제안했다. 양국 정상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기 위한 ‘한·영 프레임워크’를 채택했다.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 증진, 보건 및 기후 변화 공조 강화 등 27개 사항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앞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만나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의 공급망 협력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일정 문제로 미뤄진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과의 면담도 이날 성사됐다. 윤 대통령과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한·NATO 개별 파트너십의 개정과 주NATO대표부 개설 문제 등을 논의했다.
“폴란드와 방산 협력 심도 있게 논의”
윤 대통령은 NATO 정상회의 기간에 국내 기업들이 보유한 ‘초격차’ 첨단기술이 경제안보의 지렛대가 되고 있는 외교 현장을 목도하고 감명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한국 원전이 선도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 원전도 옵션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먼저 얘기할 정도였다.

국가안보실 핵심 관계자는 “반도체, 배터리, 원자력 등 세 가지 분야에선 양자 회담에 응했던 거의 모든 나라가 우리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협력을 타진하고 후속 회담을 제안했다”고 귀띔했다.

정부는 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하나둘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수석은 28일 열린 폴란드와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방산 협력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정상 세일즈 외교의 첫 번째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폴란드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FA-50 전투기, K-2 전차, K-9 자주포 등 한국 방산 제품을 실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수석은 “5년 동안 세계 3~4위 방산대국 진입을 목표로 적극적인 수주전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방산 수출은 작년 말 기준 세계 10위권이다.

마드리드=좌동욱/김인엽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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