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회째를 맞은 여주인공 페스티벌에 최종 선정된 6개의 연극 단체들이 오는 8월 7일까지 총 6주간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물빛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극단 행복한 사람들의 원종철 대표는 "약 20년 동안 연극을 하면서 많은 선후배님들로부터 ‘여자들은 할 역할이 별로 없고 특히나 여자 주인공으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는 더욱 희박하다’고 들었다"면서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을 통해 여배우들에게 보다 폭넓고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날 기회를 열어주고 싶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페스티벌의 첫 작품은 ‘극단 경험과 상상’은 알베르 까뮈의 고전 ‘정의의 사람들’(각색·연출 류성)이다. 등장인물을 모두 여성으로 파격적으로 바꾸고 원작의 서사를 변형하며, 이 시대의 민주주의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이어지는 ‘극단 지금여기’의 작품 ‘메이킹(Making)’(작가 류신, 연출 차희)은 최종오디션에 오른 6명의 배우에 관한 이야기이며, 고달픈 연극배우로서의 삶에 위로와 찬사를 보내는 작품이다.
‘극단 냇돌’의 작품 ‘쵸크’(작가 월트 맥고우, 연출 이필주)는 모녀관계와 인간이 기억에 대해 이야기한다.
‘극단 하이카라’의 작품 ‘레이디 벽지 part.1’(연출 서승연)은 김태은 배우의 일인극이다. 이 작품은 샬롯 길먼의 ‘누런 벽지’를 각색한 것으로, 정상적인 여자가 되기 위해 숨도 쉬지 못할 만큼 자신을 구겨넣고 자란 한 여자의 모습을 그려낼 예정이다.
인터넷에서의 악플, 온라인 마녀사냥은 더이상 유명인들만이 대상이 아니다. ‘극단 제자백가’의 ‘마녀’(작가 신성우, 연출 이훈경·임한창)는 악플로 힘들어하던 친구 ‘마녀’가 살인을 예고한 뒤 이를 막으려는 한 주부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마지막으로 페스티벌을 빛낼 작품은 ‘극단 행복한 사람들’(작가 김수미, 연출 김관)의 연극 ‘장미를 삼키다’이다. 정신병원에서 일어난 연쇄 자살의 수사를 맡은 형사가 그 병원의 젊은 여의사(황윤희 분)와 그녀의 환자(정아미 분)를 만나러 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원죄의식의 표상인 ‘장미’를 들키지 않게 ‘삼키는’ 행위를 통해 상처와 고통을 숨기는 것에 대한 의문을 던져보는 작품이다.
제3회 여주인공 페스티벌은 지난달 29일부터 8월 7일까지 총 6주간의 일정을 예정하고 있다. 전국에서 기 공연작이거나 신작을 준비하는 중견 및 신진 37단체의 참여 신청이 있었고, 더욱 많은 여성 연극인들과 여성 중심의 서사를 가진 다양한 작품들에 대하여 1차 서류 심의를 거쳐 각기 다른 색깔의 22개 작품으로 압축했으며, 이 중 총 5개 단체를 선발해야 하는 2차 인터뷰 심의를 2022년 4월 7일 서울 대학로 소재 미마지아트센터 물빛극장에서 진행했다.
1차 서류 심의에서 통과한 22개 단체의 작품들 역시 무척 다양했다. 개인의 자전적인 내용을 통해 사회 참여적인 성격을 강하게 담은 1인극, 중년 여성 연극인들의 경험과 사고를 적극적으로 텍스트화한 메타비평적인 작품, 고전 소설을 여성 서사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작품, 신춘문예 당선작인 단막극을 작가와 연출가의 협업으로 장막 희곡으로 재창작한 작품, 남성 중심의 서사를 여성 중심의 서사로 재해석하여 재구성한 작품, 외국 희곡에 새로운 시간성과 공간성을 부여하여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하는 작품, 비현실적이거나 공상과학적인 상황에서 여성성의 근본과 존재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작품, 그리고 적극적인 여성 서사와 관점의 이동을 통해 역사적인 사건이나 현대의 시의적 주제를 다룬 작품 등 정말 다채로운 작품들의 인터뷰 경연이 진행되었다.
심사위원으로는 연출 정재호, 극작가 김수미, 연출 김관이 참여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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