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색깔 넣은 아이폰'은 혁신이 멈췄다는 증거

입력 2022-07-01 17:56   수정 2022-07-01 23:57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정치와 교육 등 많은 답이 나올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 국한한다면 ‘비즈니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만 봐도 그렇다. 스마트폰은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발표한 뒤 현대인의 손과 정신에서 하루종일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로 자리잡았다. 페이팔이 고안해낸 전자결제 시스템은 현금을 일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었다. 전자결제가 인터넷 쇼핑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널리 쓰이게 되면서다.

《세상을 바꾼 10개의 딜》은 이처럼 사람들의 일상을 확 바꾼 기업과 기업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국 BBC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자크 페레티가 썼다. 책은 혁신적인 기술을 만들어낸 기업가들의 창의력과 열정보다는 그 속에 숨겨진 동기와 상술에 집중한다. 가장 먼저 드는 사례는 ‘혁신의 대명사’로 평가받는 애플과 스티브 잡스다. 애플은 근래 들어 아이폰·아이맥 등 자사 핵심 제품들에 다양한 색상을 입혀 팔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무채색이나 금속성 색상 위주로 제품을 내놨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아이폰의 초기 디자이너였던 댄 크로의 의견을 빌려 “상품들의 성능 개선이 정체됐다는 뜻”이라고 분석한다.

아이폰은 세상을 바꿨지만 이제 혁신적이지는 않다. 매년 내놓는 신제품은 이전 제품과 거의 비슷하다. 새로운 색깔의 제품을 내놓는다는 건 내실만으로는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잡스의 탁월한 점은 이런 한계점에 다다랐을 때마다 완전히 새로운 히트 상품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애플이 지금 자율주행차와 증강현실(AR)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저자가 직접 취재한 미국 산업계의 생생한 비사와 인터뷰 등이 담겨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다만 반기업적이고 음모론적인 시각이 담긴 일부 대목은 아쉽다. 예컨대 사람들이 비만이나 고혈압 등을 경계하게 된 게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한 제약사와 의료계의 음모 때문이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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