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발전기를 띄워 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부유식 해상풍력이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수심, 해저 지형과 관계없이 바다 곳곳에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는 게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의 강점이다. 육상풍력발전과 달리 용지를 매입할 필요도 없다.
삼성중공업을 필두로 한 조선사들은 발전기를 띄우는 부유체를 개발하고 있다. 부유체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상태에서도 발전용 터빈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반잠수식 해양플랜트(원유생산설비 등)와 비슷해 조선사들의 노하우를 적용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동해안 바람 세기와 조류, 수심 데이터 등을 분석해 15㎿급 모델을 설계했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6GW급 ‘동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에 주력 모델로 투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급 해상풍력 부유체 고유 모델을 개발한 현대중공업 역시 15㎿급 부유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보다 작은 부유체는 이미 상용화 단계다. 현재 제주도 앞바다에서 8㎿급 파일럿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2024년 관련 설비들이 실제로 설치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바람이 강한 동해에서 활용할 부유체를 만들고 있다”며 “수조 실험을 통해 강한 태풍도 견딜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는 지난해부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공모한 ‘8㎿급 부유식 해상풍력 시스템 개발’ 사업 주관기관에 선정돼 8㎿급 모델 시험 운전을 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용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삼면이 바다인 나라로 태양광이나 육상풍력보다 해상풍력이 유리하다”며 “15㎿급 부유체가 일반화되면 가격 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했던 해상풍력 분야의 변수는 정부다. 이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프로젝트였던 만큼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부유식 해상풍력은 한국 여건에 딱 맞는 신재생에너지”라며 “방향성·잠재력을 갖춘 사업은 흔들림 없이 꾸준히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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