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올려도, 미중갈등에도…중국인들의 예상 밖 '아이폰 사랑'

입력 2022-07-04 15:04   수정 2022-07-07 16:55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인 애플 아이폰14(가칭)가 중국에서 출시되기도 전에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전문가로 유명한 궈밍치 대만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트위터에 "자체 조사 결과 중국 내 일부 유통 업체와 소매 업체들이 아이폰 14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의 선불금을 내야 할 것으로 확인됐다"고 올렸다.

애플이 아이폰14 출고가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해진 소식이라 주목된다. 업계는 애플이 고급 모델인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 맥스 가격을 각각 1099달러, 1199달러로 전작보다 100달러씩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궈밍치 연구원은 "올해 중국 시장 내 아이폰 14 수요가 예상보다 크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자국산 소비 강한 중국이지만...아이폰은 산다
중국은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공들이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다. 하지만 자국산 소비 심리가 강한 이른바 '애국 소비' 성향 탓에 공략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도 유독 중국 시장에서만 0%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다만 중국인들은 애플 '아이폰'에는 유독 열광하는 모양새다. 미중 무역갈등이 계속되는 와중에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작인 아이폰13 시리즈도 중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3%의 점유율을 기록해 비보(19%), 오포(17%) 등 현지 업체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아이폰12 또한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어 애플의 2021년도 1분기 실적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을 뒷받침하듯 애플은 아이폰14 모델 생산을 앞두고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 인력 충원에 나섰다. 외신 등에 따르면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올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4 모델 생산을 위해 퇴직자의 재입사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은 재입사 보너스로 5400위안(약 103만원)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중국 시장 공들이기
중국인들이 타제품과는 달리 아이폰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로는 애플이 중국 시장을 위해 오랜 시간 공들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애플은 국가별로 다른 가격 정책을 적용하고 있는데, 중국의 경우 아이폰13을 전작 아이폰12보다 300~800위안 낮춰 판매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 가격은 아이폰13 미니가 5199위안(약 94만원), 아이폰13이 5999위안(약 109만원), 아이폰13 프로가 7999위안(약 145만원)으로 아이폰12보다 300~800위안(약 5만~14만원)가량 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애플은 중국을 향한 도 넘은 마케팅 전략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애플이 아이폰13 프로를 활용해 찍어 유튜브에 올린 영화 한 편이 문제가 됐다. 동영상 제목에 아시아 문화권의 명절인 '음력설'(The lunar new year)을 '중국 설'(Chinese New Year)로 표기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애플의 중요한 스마트폰 시장 중 하나다. 궈밍치 연구원은 "올해 2분기 부품 공급업체와 위탁생산업체(EMS)의 아이폰14 출하량 예상은 9000만~1억대"라며 "중국 시장 내 아이폰14에 대한 강한 수요는 아이폰14 출시 직후 주문 감소에 대한 위험 우려를 줄여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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