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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아파트 분양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수도권 외곽은 물론 ‘청약 불패’로 통하던 서울에서도 한 달 새 미분양 주택 수가 두 배 가까이 늘면서 부동산 하락장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 우려로 매수세가 쪼그라든 상황이어서 민간 아파트 분양 시장의 정체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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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면적 60~85㎡의 서울 평균 분양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집단대출 상한인 9억원을 넘어선 것도 실수요자에게는 부담이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서울의 60~85㎡ 이하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10억4554만원이다. 전용 60㎡ 이하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도 7억4310만원으로 집계됐다. 85㎡ 초과 대형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17억5078만원이다. 서울 당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실수요자들이 집값이 너무 높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데다 대출 규제 때문에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올 5월 서울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688가구로 전달(360가구) 대비 91%가량 증가했다. 2019년 3월 이후 3년2개월 만의 최대치다. 미분양이 길어지자 서울에서도 ‘할인 분양’까지 나오고 있다. 강북구 수유동에 들어서는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이달 입주를 앞두고 최대 15%의 할인 분양을 시작했다. 전용 면적 78㎡가 종전엔 11억원대였는데 9억원대까지 떨어졌다. 노원구 공릉동 태릉해링턴플레이스도 최근 전용면적 84㎡ 분양가를 13억원에서 12억7400만원으로 낮췄다.
올 5월 시흥에 공급된 e편한세상 시흥장현 퍼스트베뉴의 경우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4억7000만원대다. 인근 신축 아파트에 비해 2억~3억원 정도 싸다. 이 때문에 67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1만2726명이 신청해 189.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 부산 강서구에 선보인 강서자이 에코델타의 경우 132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1만5163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만 114 대 1을 나타냈다. 강서자이 에코델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388만원으로 부산 지역 민간 아파트 분양가(3.3㎡당 1900만원대)보다 27% 정도 쌌다.
이렇다 보니 올 상반기 전국 공공 분양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64.3 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24.1 대 1)을 크게 웃돌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까지는 ‘영끌족’이 민간 분양 시장을 이끌었는데 올 들어서는 집값 부담에 대출 규제, 대출금리 인상까지 겹쳐 민간 분양 수요가 줄어든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공택지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정/하헌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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