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분양시장에서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은 원도심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가 많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에서 가장 높은 1순위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영등포구에 위치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199.7대 1)이었다. 이 단지가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는 20년 초과 노후 아파트 비율이 65%에 이른다.
지방의 상황도 비슷하다. 올 상반기 대전에서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서구 도마동 '도마·변동 11구역 호반써밋 그랜드 센트럴'(15.5대 1)이었는데, 이 단지가 위치한 서구의 20년 초과 노후 아파트 비율은 74%로 높은 수준이다.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은 원도심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살던 곳을 떠나지 않으려는 수요와 각종 정비사업을 통해 들어서는 새 아파트에 들어오려는 수요가 대표적이다. 이미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이제 막 조성된 신도시나 주변 택지지구 등에 비해 당장 입주해도 불편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노후 아파트 속에서 희소성이 부각되기도 한다. 새 아파트는 노후 아파트 대비 팬트리, 세대 창고 등 수납공간이 많고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키즈카페, 펫 놀이터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새 아파트의 탄탄한 인기는 노후 아파트와의 집값 상승률 격차에서도 엿볼 수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노후 아파트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인 대전의 지난 3년간 아파트 평균 매매가 상승률은 67%였지만, 같은 기간 입주 1~5년 차 새 아파트는 72%가 올랐다.
프리미엄도 높게 형성된다. 20년 초과 노후 아파트 비율이 54%인 경기 광명시에서 20년 6월 분양한 '광명 푸르지오 포레나' 입주권에는 억대 웃돈이 붙었다. 이 단지 전용 84㎡ 입주권은 2020년 12월 9억851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4월에는 1억3000만원 오른 11억1849만원에 손바뀜됐다.
리얼투데이 장재현 이사는 "일반적으로 노후 아파트가 모여 있는 지역은 잘 형성된 생활 인프라로 인해 주거 만족도가 높아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은 편"이라며 "새 아파트가 조성된 후에는 주변 환경이 정비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향후 집값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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