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전성시대'…맞춤형 상품 쏟아진다

입력 2022-07-05 15:10   수정 2022-07-05 17:05


기존에 없던 다양한 형태의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퇴직연금의 유망 운용수단으로 떠오른 타깃데이트펀드(TDF)를 ETF로 만들거나, 국내외 종목을 동시에 담는 등 개성 있는 상품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ETF 시장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맞춤형 상품’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이 안 좋은 만큼, 투자자들에게 좀 더 어필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TDF를 ETF 형태로
올해 상반기 새로 출시된 ETF 중 시장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된 건 ‘TDF ETF’였다. TDF는 생애주기에 따라 위험자산과 비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펀드다. 이를 거래소에서 쉽게 사고팔 수 있게 만든 게 TDF ETF다. 낮은 보수, 투명성 등도 장점으로 꼽힌다.


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현재 TDF ETF를 출시한 곳은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 등 세 곳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세 운용사 중 가장 많은 네 개의 TDF ETF(ARIRANG TDF2030·2040·2050·2060액티브)를 출시했다. TDF에 붙은 숫자는 은퇴 시점을 의미한다. 2030일 경우 2030년에 은퇴하는 것을 전제로 포트폴리오를 짠다.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인 채권 비중을 늘린다. 한화자산운용은 TDF의 핵심인 글라이드패스를 글로벌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와 공동 개발했다. 글라이드패스는 ‘남은 은퇴 기간별로 자금을 어떻게 배분하느냐’를 결정하는 전략을 뜻한다. 총보수는 세 운용사 중 가장 낮은 0.14%로 책정했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TDF ETF를 2030, 2040, 2050 등 세 종류로 출시했다. S&P 다우존스와 손잡고 글라이드패스를 공동 개발했다. 총보수는 0.2%다. TDF 시장의 강자인 만큼 새롭게 열린 TDF ETF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키움자산운용 역시 2030, 2040, 2050 등 세 종류의 히어로즈 TDF ETF를 출시했다. 글라이드패스는 S&P 다우존스와 공동 개발했고, 총보수는 0.3%다.

같은 2050시리즈로 비교했을 때 KODEX TDF의 주식 비중이 75.2%로 가장 높았다. 채권 비중은 22.7%였다. 히어로즈 TDF는 주식 75.1%, 채권 15.0%, 대체자산 5.0%로 구성됐다. ARIRANG TDF의 경우 주식 74.5%, 채권 24.8%였다. 세 운용사 모두 환헤지 대신 환노출 전략을 취해 환율 상승 시 환차익을 얻을 수 있게 했다.
국내외 전기차 기업을 한 번에 투자
국내 시장, 국외 시장 중 한 곳에만 투자하는 통상적인 ETF와 달리 국내외 종목을 한 번에 담는 ETF도 나왔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달 중순 SOL 한국형글로벌 시리즈 2종을 출시했다. ‘SOL 한국형글로벌 전기차&2차전지액티브’ ETF는 국내외 전기차 관련 종목에 투자한다.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리비안·루시드와 중국의 비야디·니오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도 담았다. 엔비디아·퀄컴·AMD 등 전기차 전장 기업에도 투자한다. ‘SOL 한국형글로벌 플랫폼&메타버스액티브’ ETF는 대형 플랫폼 기업과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을 담은 상품이다. 메타플랫폼즈·아마존·구글 등 미국의 플랫폼 기업과 텐센트·알리바바(중국), 네이버·카카오(한국) 등의 종목이 담겼다.

최근 시장 상황에 맞는 테마 ETF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말 새로 상장된 ‘KINDEX 원자력테마딥서치’ ETF와 ‘HANARO 원자력iSelect’ ETF는 삼성물산·두산에너빌리티·한국전력·한전기술·우진 등의 종목을 담고 있는 원전 테마 ETF다. 새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접고 원전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키우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달 새로 출시될 ‘TIGER 미국나스닥100TR채권혼합Fn’ ETF는 채권과 주식이 혼합된 상품이다. 나스닥100 투자에 비해 낮은 변동성, 중장기 국채 투자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 채권 비중이 60% 이상이어서 퇴직연금 위험자산 투자한도 70% 룰에 적용되지 않는 상품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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