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부부' 이정재·정우성, 23년만의 고군분투…'헌트' [종합]

입력 2022-07-05 12:26   수정 2022-07-05 14:18


오래 기다렸다. 이정재, 정우성이 23년 만에 호흡을 맞춘 영화 '헌트'가 올 여름 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민다.

두 사람은 1999년 영화 '태양은 없다'를 통해 청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며 친분을 쌓았고, 일명 '청담 부부'라 불릴 만큼 절친한 친구로 꼽힌다. 하지만 '태양은 없다' 이후 함께 작품을 한 적이 없었던터라 팬들의 아쉬움은 늘 잔재했다. 23년이 지난 뒤 이정재의 첫 연출작에 정우성이 지원사격을 하는 식으로 극적인 조우가 이루어진 것.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이정재가 각본, 연출, 연기, 제작까지 도맡았다. 제75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작이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스타로 거듭난 이정재의 첫 연출작인 탓에 개봉 전부터 이목이 쏠렸다. 이 작품에서 그는 연출과 함께 안기부 요원 박평호를 연기했다. 조직 내 침입한 스파이 동림을 색출하기 위해 맹렬하고 냉철한 입체적인 모습을 보인다. '오징어 게임'과는 다른 모습으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그의 진면목을 보일 예정.

5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정재는 "처음엔 출연 제안을 받은 것이 계기"였다며 "여러 과정 속 제작을 맡고 심지어 각본에 연출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일을 오래 했지만, 각본을 쓰고 연출하는 것은 다른 분야의 일이라고 생각해 내가 해도 되나 싶었다"면서 "용기를 내자고 생각을 바꾸게 됐고 다른 일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헌트'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칸 레드카펫을 밟은 소감에 대해 "영화를 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은 영화제"라며 "한국 영화를 많이 사랑해줘서 가고 싶다는 생각이 컸고, 전 세계 관객들이 재밌게 보려면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했는데 잘 다녀왔다"고 전했다.

개봉을 앞둔 그는 "긴장보다는 좋다"며 "새로운 영화로 극장에서 만날 수 있어 느낌이 다른 것 같다"고 기뻐했다. 또 "함께 했으면 하는 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전하며 많이 떨렸고, 조바심이 많이 났다"며 "1순위인 배우들이 출연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정재는 가장 캐스팅하기 어려웠던 배우로 정우성을 꼽았다. 그는 "'태양은 없다' 이후 같이하자는 말이 계속 나왔는데 투톱 구조의 시나리오를 찾는 게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헌트' 초고를 보고 각색했고, 바뀔 때마다 정우성에게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계속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짜릿한 외모의 정우성은 절친 이정재의 연출작에 주연으로 출연해 힘을 실었다. 스파이의 실체에 다가서는 김정도를 연기해 박평호를 동림으로 몰아가며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정우성은 '헌트' 출연에 대해 "이정재가 오래 고민하는 것을 지켜봤고, 함께해서 좋았으나 두려움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가 같이 즐길 작품이라기보다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보려고 했다"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네 번 거절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내 마음이 나온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우성은 이정재의 부단한 노력을 목격한 후 출연을 마음먹었다고. 그는 "시나리오도 안정된 것 같아 결과가 어떻게 되든 함께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며 "깨져도 같이 깨지려 한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에서 일인다역을 맡은 이정재에 대해 정우성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촬영도 제일 먼저 나가 준비하고 배우를 할 때보다 에너지를 배로 많이 쓰더라. '내 친구 현장서 죽는구나'라고 농담으로 말하며 짠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MC 박경림이 "23년 전과 그대로"라고 언급하자, 정우성은 "저는 23년 전과 그대로 맞다"고 인정했다. 이정재는 "뭐가 그대로냐"고 타박해 현장을 파안대소하게 했다.

정우성은 23년 만의 이정재와 연기 호흡에 대해 "긴장감 있었던 현장"이라고 떠올렸다. 그는 "이번처럼 카메라 모니터 앞에서 대화를 나눈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대립하는 인물이라 조율하는 것 자체도 하면 안 될 것 같았고 현장에서도 날이 서 있길 바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신 칸 영화제에서 신혼여행을 간 것처럼 즐겼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믿고 보는 배우 전혜진, 허성태가 각각 안기부 해외팀 에이스 방주경, 안기부 국내팀 요원 장철성으로 출연해 빛나는 케미를 선보인다.

전혜진은 "이정재, 정우성 배우 두 분을 한 스크린에서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정재로부터 시나리오를 받고 첫 첩보 액션물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액션이 가미된 건 처음이었다. 연습해야 하지 않냐고 이정재 감독에게 물었는데 안 해도 된대서 대충 묻어가도 되나 싶었다"고 말했다.

전혜진은 "액션을 굉장히 잘하고 싶었고, 머릿속에 제가 총기를 들고 뛰는 모습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마음과 같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총격 소리에 공포를 느꼈다"며 "현장에서 연습했는데 내게 그런 공포가 있는지 몰랐다. 다음에 하면 정말 잘해야지 싶다"고 고백했다.

자신을 '헌트'의 막내라고 밝힌 허성태는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 정우성은 '신의 한 수' 뒤풀이에서 만났다고 했다. 그는 "제가 막내인데 외모는 막내 같지 않다"며 "두 분 사이에서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꿈꾸는 것 같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오징어 게임'을 위해 17kg 살을 찌워서 '헌트' 촬영에 들어갈 때 살을 빼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오징어 게임' 당시 엘리베이터에서 이정재 선배와 처음 악수를 했다. 너무 꿈 같은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정우성에 대해 "'고요의 바다'를 같이 했고, '헌트'까지 제가 할 거라 생각지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헌트'에 대해 정우성은 "우리끼리 즐기는 현장, 영화로 끝내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며 "노력한 만큼 부끄럽지 않게 화면에 담긴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정재는 "'태양은 없다' 때는 여유도 있고 현장에서 여러 시도도 했는데 이번엔 타이트하게 찍어야 할 분량도 많았다. 주어진 역할에서 텐션을 유지하며 찍는 부분이 재밌었다"고 했다.

이어 "정우성이 말수를 줄이고 감정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느껴졌고, '태양은 없다'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이번 현장의 매력이었다"고 말했다.

'헌트'는 8월 10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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