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12~18일 개방형 공모 절차를 거쳐 주택정책실장(2급)을 뽑을 예정이다. 서울시가 주택정책실장을 공모로 선발하는 것은 처음이다. 경력직 공무원뿐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5년 이상 연구·근무 경험이 있는 민간인도 지원 가능하다.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오는 8월 최종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공모 이유는 현 김성보 실장의 후임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2년간의 주택건축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신설된 주택정책실장을 맡아온 관계로 교체가 예상됐다. 내부에서 관련 경험을 갖춘 마땅한 후임을 찾을 수 없어 민간인 대상 공모로 전환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현 주택정책실장이 주택건축본부를 합쳐 오랜 기간 맡아왔기 때문에 이번 인사에선 교체 시점이 된 것”이라며 “다만 해당 자리는 대부분 기술직 출신(건축직)이 맡아왔는데 김 실장 이후 오랜 기간 기술직을 별도로 선발하지 않다 보니 2~3급 후보군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택정책분야에서 김 실장과 기술고시 출신 후배 간 연배 차는 8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런 설명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제 와서 주거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 후임을 내부에서 찾을 수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이 외부의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부동산 및 주거정책이 4년 뒤 오 시장의 정치 행보를 가늠할 핵심 척도라는 점에서 이번 기회에 호흡이 맞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4일 출범한 제11대 서울시의회의 다수당을 국민의힘이 차지한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보탠다.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의석을 점했던 지난 10대 서울시의회 때는 각종 정책을 두고 매번 갈등을 빚었지만 이번 11대 의회에선 보다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오 시장이 서울시 주거정책뿐 아니라 보다 큰 그림까지 염두에 두고 외부 인물로 등용폭으로 넓힌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외부 민간인 공모 지원 자격을 관련 분야 ‘경력 5년 이상’으로 비교적 단출하게 제시한 점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내부 규정에 따른 자격 요건을 맞췄다”며 “경력 5년 이상뿐 아니라 다른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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