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왕좌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수장의 사법리스크 악재를 털어낸 신한금융지주가 3년 만에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 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금융지주사와 신한금융지주사의 순이익은 각각 2조7400억원, 2조65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양사 순이익 차이는 지난해 상반기(300억원)보다 벌어졌다. 특히 2분기엔 KB금융이 1조2870억원, 신한지주는 1조25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신한지주는 증권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이하 신한금투) 사옥 매각이 실적에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신한금투는 이지스자산운용·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사옥 매각을 추진중이다. 매각가격은 약 6400억원가량으로 증권가는 약 4600억원(세전이익) 규모의 매각 차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 차익이 신한지주 실적에 반영될 경우 KB금융과의 격차를 좁히는 것을 넘어 리딩금융 자리를 노려볼 수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증권사옥 매각 이익이 반영될 경우 올해 지배주주 순이익만 5조3000억원에 이르는 최대 실적을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지주는 조용병 회장 취임 첫 해인 2017년 선두 자리를 KB금융에 내어준 뒤 2018년 자리를 탈환, 2년 연속 왕좌를 지켰다. 그러나 2020년과 2021년, 연달아 KB금융에 순이익 1위를 다시 내어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바 있다.
신한지주는 조용병 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4년여 만에 해소된 만큼 '리딩금융' 탈환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로 2018년 9월 재판에 넘겨졌던 조 회장은 지난달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나는 조 회장은 3연임에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도 조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조 회장이 안정적인 외형 성장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8년 업계 5위 생명보험사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품은 데 이어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성공적으로 인수했다. 이로써 신한지주 내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약하다고 평가받았던 보험 사업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구축했다.
조 회장은 입지 강화를 위한 내부 다지기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업계 안팎에선 조직 개편과 함께 신한지주의 부회장직 신설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KB금융 하나금융지주사는 부회장이 존재하고 있어 후계구도가 안정화돼 있고, 업무 분담을 통해 계열사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조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원신한'(전 계열사가 한 기업처럼 움직인다는 의미)을 강조한 만큼 부회장직 신설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현재 부회장직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내부 인물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등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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