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들이 칭얼거리며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불로 동여매 압박 살해한 30대 아버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살인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34)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5년간 취업 제한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3월15일 오전 0시50분께 인천시 서구 집에서 지적장애를 앓는 아들 B군(5)을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불로 B군의 몸을 돌돌 말아 동여맨 뒤 30분 동안 두 손으로 압박했다가 풀어주기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자폐아의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아이의 몸에 이불을 말아준 뒤 스스로 나오게 하는 훈련인 '감각 놀이' 명목으로 B군을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0년 3월 아내와 이혼한 뒤 아들을 혼자 키우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평소 앓던 허리디스크도 악화한 와중에 사건 발생 당일 아들이 잠을 자지 않고 계속 칭얼대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자신이 전적으로 의존하던 피고인에 의해 질식사했다. 아동의 생명을 침해하는 범죄는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은 허리디스크가 악화해 통증이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칭얼대자 격분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학대를 지속·반복했다고 볼 정황이 없고, 평소 피해자 양육에 신경을 써온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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