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복합 쇼핑몰 문제는 잘못된 정치 개입이 어떻게 경제를 망치는지 보여주는 ‘반면교사’ 사례다. 광주는 그동안 ‘복합 쇼핑몰 황무지’라는 불명예를 안고 살았다. 인구 144만 명에 전국 6대 도시지만 변변한 복합 쇼핑몰 하나 없었다. 신세계 등 많은 유통기업이 진출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지역 시민단체와 소상공인, 정치권의 ‘골목상권 보호’ 논리에 부딪혔다. 이 때문에 광주 시민들은 명품 쇼핑 등을 위해 대전 부산 등 다른 지역으로 ‘원정 쇼핑’을 다녀야 했다. 어쭙잖은 ‘약자 보호’ 논리가 시민 편의를 망치고, 지역경제 발전을 가로막은 것이다. 다행히 지난 대선 때 복합 쇼핑몰 문제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며 현대백화점그룹 등이 이번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광주는 현대백화점 진출로 당장 시민 편의 향상은 물론 2만2000여 개 일자리 창출, 지역협력업체 육성 등도 기대하고 있다.
시대착오적 정치 논리가 경제를 망친 사례가 어디 이뿐이랴. 소비자 70%가 규제 폐지를 요구하는데도 대형마트 영업 규제는 골목상권 보호 논리로 10년째 유지되고 있다. 그사이 대형마트에서 수만~수십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택시 대란에도 불구하고 타다 금지법은 그대로고, 코로나 와중에도 비대면 원격진료는 ‘시한부’ 운명이다. 광주에선 정치권이 논의에서 빠지자마자 곧바로 유통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나선다고 한다. 상생이나 공정 등 철 지난 구호를 내세운 정치 개입의 폐해가 어떤지는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미증유의 복합경제위기 상황이다. ‘정치가 빠진’ 광주 복합 쇼핑몰 사례를 정책 전반에 확산시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때다. 정부만으론 안된다. 35일간 공전하다가 이제야 문을 연 국회가 하루빨리 원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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