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관계자는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신씨가 윤 대통령의 스페인 출장을 동행한 이유에 대해 “전체 행사 기획, 사전 답사 등 업무를 맡기기 위해 (대통령실이)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 일정으로 간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신씨가 어떤 역량을 갖췄냐는 질문엔 “11년간 유학해 영어에 능통하며, 국제 교류 행사 등을 기획하는 일을 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신씨가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사이라는 사실은 인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신씨가) 오랜 인연을 통해 (윤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것들을 행사에 반영할 수 있는 분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씨의 남편인 이 비서관은 지난 대선 초기부터 선거를 도운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이 비서관 부부의 결혼을 중매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이 초기 신씨의 채용을 검토한 사실도 확인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남편이 인사비서관으로 확정된 뒤 이해충돌 문제가 있을 것 같아 결국 본인이 채용을 고사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신씨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자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신씨의 항공편과 숙소를 지원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적법하게 해외 방문에 참여했고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은 만큼 특혜나 이해충돌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총공세에 나섰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최순실도 보수를 받지 않았는데 국정농단이 생겼다”며 “지인을 대동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 영부인은 국가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강훈식 의원은 “명백한 국기문란 사건으로 좌시할 수 없어 국정조사를 요구한다”고 했다.
한편 신씨와 신씨의 모친은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윤 대통령에게 1000만원씩 후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20대 대선 선거참여 중앙당 후원회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기부 일자는 지난해 7월 26일로 윤 대통령이 대선 예비후보 신분으로 후원금 모금을 개시한 날이다. 윤 대통령은 4일 뒤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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