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Fed "물가 올인"…"기술주 바닥 가깝다" [조재길의 글로벌마켓나우]

입력 2022-07-07 07:32   수정 2022-07-07 13:13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개장 직후부터 약세를 보였으나 오후 2시 미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되자 강세로 반전했습니다. 이번 의사록은 지난달 14~15일 열렸던 통화 정책 회의를 정리한 보고서입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보다 0.36% 오른 3,845.08, 나스닥지수는 0.35% 상승한 11,361.85, 다우지수는 0.23% 뛴 31,037.68로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Fed가 지난달 회의 의사록을 공개하자 “고공행진하고 있는 물가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가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경제 전망에서 제약적인(restrictive) 움직임이 타당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면 훨씬 더 제약적인 태도 △7월에 50bp(1bp=0.01%포인트) 또는 75bp 인상이 적절 △2분기 성장률 반등 가능 △물가 인하가 최대 고용 달성에도 핵심 사안 등에 동의했습니다.

경제 지표 중 서비스업 지수는 부진했습니다.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6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3으로,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노동부가 발표한 5월의 채용 공고는 1125만 건으로, 전달(1168만 건)보다 감소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역대 최고치(3월 1190만 건)에 근접한 수치입니다.

자발적 퇴직자 수가 여전히 많지만 추세적으로 조금씩 줄고 있습니다. 역으로 해고자 수는 증가세입니다. 고용 환경이 조금씩 위축되고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Fed 기대와 달리 월가에선 인플레이션의 장기화를 예상하는 의견이 많이 나왔습니다.

마이클 버리 마이클 버리 사이언자산운용 창업자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육체 노동자(블루칼라) 부족 사태가 심화하고 있다”며 “결국 고공행진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대만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제조업체들이 본국 회귀를 서두르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진행되면서 이미 높아진 물가를 더 부채질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창업자도 “공급난이 가격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쉽개 둔화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5월 기준 8.6%(작년 동기 대비)로, 41년만의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애크먼 창업자는 “기준금리를 연 4~5%로 서둘러 높여야 한다”며 “단기간 고통이 커지겠지만 결국 경제를 구할 수 있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미국 내 소비는 여전히 견조하고 고용은 탄탄하다”며 “경기 침체를 걱정하기보다 인플레이션을 먼저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애크먼 창업자는 “미 경제가 조만간 기술적 침체에 진입할 수 있지만 실질적인 불황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습니다.

올 1분기 -1.6%를 기록했던 미 경제성장률은 2분기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분기별 성장률을 실시간 추적하는 애틀랜타연방은행의 ‘GDP나우’에 따르면 2분기 성장률은 -2.1%로 추정됐습니다.

다만 고용 시장이 탄탄한 만큼 공식적인 침체로 진단되지 않을 것이란 게 월가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침체 진단은 비영리 민간기구인 미경제연구소(NBER)가 내립니다.

데이비드 부스 디멘셔널펀드 회장은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요즘처럼 경기 침체가 예상될 때 더욱 필요한 전략이란 겁니다.

부스 회장은 마켓워치에 기고한 글에서 “투자자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먼저 투자의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투자 목적이 30년 후 은퇴라면 거기에 맞는 자산 배분이 가능하다는 논리입니다. 그는 과거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에 3억달러 이상 기부했고, 시카고대는 대학원 명칭을 ‘부스경영대학원’으로 바꿨습니다.

부스 회장은 “가장 중요한 건 장기 투자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장기 투자할 땐 중·단기간의 수익률을 예측하는 게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주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는 “1년에 10%의 수익률을 달성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장기로 보면 그렇지 않다”며 “뉴욕증시는 지난 95년간 연평균 10%씩 꾸준히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약세장을 수차례 경험하더라도 장기로 보면 이런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암호화폐 가격 하락세가 주춤한 가운데,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를 창업한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최악의 시기는 지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뱅크먼-프리드 CEO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떨어진 사태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암호화폐 가격 급락과 함께 보이저디지털 등 여러 암호화폐 거래소가 파산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뱅크먼-프리드 CEO는 “암호화폐 가격을 예상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거시경제 상황”이라며 향후 전개 과정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최악의 암호화폐 겨울이 지나간 것 같지만 여전히 소규모 거래소들은 파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일제히 올랐습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반영해 단기채 금리가 더 뛰면서 수익률 곡선 역전이 심화했습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을 더 많이 반영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93%로 전날 대비 11bp 올랐습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2.97%로 15bp 상승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또 떨어졌습니다. 역시 침체 전망에 따른 수요 둔화 관측 때문입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97센트 밀린 배럴당 98.5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2.08달러 떨어진 배럴당 100.69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전망이 유가를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다만 시장엔 ‘여전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IMF “세계 성장률 또 하향” ② 아마존, 음식배달 진출?…우버 급락 ③ 눈물겨운 밈주식 ④ 고용시장의 미묘한 변화 ⑤ “코인, 최악 지났다” 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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