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주택 가격이 오르면 1~2주 내 강북과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매매 가격과 전셋값 모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현상은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김찬우 과장, 황나윤·이정혁 조사역이 작성한 BOK 이슈노트 '주택가격 전이효과 분석'에 따르면 강북보다는 강남이, 지방 광역시보다는 수도권의 가격 변동이 다른 지역으로 파급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 주택가격의 시차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강남 11개 구의 전세 및 매매가격은 강북 및 수도권(서울 제외)에는 1~2주, 광역시에는 1~4주 정도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지역의 주택 가격이 1%포인트 오르면, 강북은 0.40%포인트, 수도권은 0.58%포인트, 인천을 제외한 광역시는 0.15%포인트씩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강남 지역의 매매 가격 변동은 다른 지역의 주택 가격 변동의 평균 21.9%가량 영향을 미쳤다. 수도권의 가격 변동은 평균 20.1%, 강북 지역의 가격 변동은 평균 16.6% 각각 다른 지역 주택 가격 변동에 영향을 미쳤다.
매매와 전세 시장 간 전이효과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전셋값이 매매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약 25~35%로 나타났다. 이는 매매 가격의 전셋값에 대한 영향(약 20~30%)보다 컸다. 보고서는 "전셋값이 상승하는 경우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거나 매매가 대 전세가 비율이 하락하면서 갭투자 유인이 확대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주택 가격의 전이효과가 주택가격 하락기에 비해 상승기에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셋값의 매매 가격으로의 전이효과가 매매 가격의 전셋값으로의 전이효과에 비해 강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전셋값의 매매 가격으로의 전이효과는 최근 들어 점차 약화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주택가격 상승에 있어 지역별 전이효과가 뚜렷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특정 지역의 주택 및 지역개발 정책 수립 시 해당 지역에 미치는 직접 효과는 물론 주변 지역에 대한 전이효과 등 외부효과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주택시장 안정기에 전이효과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는 등 주택시장 여건 변화에 따라 전이효과의 크기가 상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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