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내한하는 미국 팝 밴드 마룬5(Maroon5)가 홈페이지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 이미지를 넣었다가 뭇매를 맞고 이를 삭제한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욱일기 퇴치 사례집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7일 자신의 SNS에 "큰 논란이 됐던 마룬5 홈페이지의 욱일기가 사라졌다. 홈페이지 상단에 그려졌던 욱일기 문양이 없어지고 마룬5 멤버들 이미지로 대체된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마룬5 측에 지속적인 항의를 함께 해주고 욱일기 문제에 대해 큰 여론이 형성되다 보니, 내한 공연 주최 측에서도 마룬5 측에 우려를 전달했고 이 모든 것들이 맞아떨어져 욱일기를 없앨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공식 사과가 없는 점은 좀 아쉽다"면서도 "이번 사례는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의 좋은 선례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서 교수는 2018년 세계적인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예고편 티저 영상에 욱일기가 등장했으나 네티즌들의 항의로 수정됐던 일을 떠올리며 "전 세계 문화예술계에서 욱일기 문양을 없앴던 좋은 사례들을 묶어 조만간 다국어로 된 사례집을 하나 만들어 볼까 한다. 이 사례집은 다른 욱일기 사용을 저지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욱일기를 발견하게 되면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바로 제보해 달라. 함께 힘을 모아 하나하나 바꿔 나가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앞서 마룬5는 홈페이지를 통해 월드투어 포스터를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흑백으로 처리한 욱일기 형상 디자인이 담겨 있어 논란이 일었다. 특히 마룬5는 오는 11월 한국도 방문해 공연할 예정이라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마룬5는 홈페이지에서 기존의 포스터를 삭제하고, 멤버들의 일러스트가 담긴 이미지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별도의 입장이나 사과는 없는 상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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