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인재 우선 및 사회 공헌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분야 최고 권위자에게 주는 호암상은 1990년 제정됐다. 당초 과학기술상과 의학상, 사회봉사상이 있었다. 1993년 과학기술상이 과학상, 공학상으로 분리되고 예술상이 신설됐다. 2020년 8월부터는 과학상이 ‘물리·수학부문’과 ‘화학·생명과학 부문’으로 확대됐다. 이듬해 수여된 호암 수학상 ‘1호 수상자’가 허 교수다.
호암재단이 수학상을 2020년 전격 제정한 것은 한국경제신문이 2019년 8~10월 여섯 차례에 걸쳐 게재한 ‘수학이 세상을 바꾼다’ 기획 시리즈의 영향이 컸다.
시리즈 가운데 ‘한국 근대 수학의 선구자는…’ 기사(사진)는 헤이그 특사인 이상설 선생 기념사업회 관계자의 말을 빌려 “호암의 학창 시절 수학 담당 교사인 이상익 선생(이상설 선생의 동생)은 호암이 수학과 과학에 비상했다고 평소 말했다. 이런 호암의 수학·과학적 혜안이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웠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암재단은 이 사실을 해당 기사로 처음 접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호암재단은 지난해 허 교수에 대한 수학상 수여 사유로 “대수기하학 방법론을 사용해 이산수학을 연구해 온 세계적 수학자로, 겉보기에 서로 무관해 보이는 두 수학 분야를 연결하는 이론 틀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론(이산수학의 한 분야)의 오랜 난제인 리드 추측, 로타 추측 등 여러 문제를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국제수학연맹(IMU)이 지난 5일 허 교수를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밝힌 사유와 일치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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