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는 노사 합의를 통해 2006년부터 매년 적게는 200%에서 많게는 300%까지에 이르는 특별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특별성과급은 보험계약을 통해 얻은 수입(원수보험료)과 보험계약자 대신 지급한 돈을 가해자로부터 회수해온 구상금 규모에 따라 달라졌다.
회사는 성과급이 평균임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서울보증보험사 측은 “원수보험료와 구상금 등은 보험업계 상황 등에 따라 좌우되는 금액이라 근로 제공과 밀접한 연관성이 없다”며 “해마다 성과급 지급률이 다른 데다 지급 여부도 회사의 재량 사항에 달린 만큼 회사가 지급해야 할 의무도 없기에 임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2006년부터 14년 이상 해마다 빠지지 않고 지급한다는 ‘관행’이 형성됐기에 회사가 임의로 지급을 거절할 수 없는 점 △회사가 노조에 제공한 급여 현황표에도 특별성과급이 포함된 액수를 명기하는 등 회사조차 연봉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지급 의무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재판부는 1심을 일부 파기하고 근로자 측 손을 들어줬다.
사기업 경영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되는지에 대해선 아직 대법원판결이 없다. 가장 먼저 제기된 SK하이닉스 퇴직금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성과급 비중이 높은 국내 대기업들은 이 판결에서 질 경우 상당한 금액의 퇴직금 등을 추가로 부담하게 돼 해당 판결은 기업들의 큰 관심사다.
한편 노동전문 변호사 출신인 김선수 대법관이 주도하는 대법원 노동법 실무연구회도 지난 5일 해당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이 부분에 대한 법리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하급심 판결이 엇갈리는 가운데 향후 대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성과급을 퇴직금 산정에 포함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올 경우 산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곽용희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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