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본은 이유식 사업에서의 빠른 성장세로 식품업계의 이목을 끄는 대표적 기업이다. 이진영 순수본 대표(사진)는 2019년 취임해 이듬해 곧바로 이유식 사업을 흑자전환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그는 이유식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관해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동시에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국의 인구 구조상 순수본의 유동식이 공략할 만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고 7일 말했다. 유동식 중에서도 소비자가 가장 까다롭게 반응하는 이유식 사업에서부터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순수본은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 본아이에프의 자회사다. 이유식(베이비본죽)과 가정간편식(HMR)이 사업의 큰 축이다. 순수본은 이유식 부문의 성과를 바탕으로 매출이 2020년 217억원에서 올해 3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유식 사업을 단기간에 흑자 전환할 수 있었던 이유로 ‘다품종 소량 생산’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꼽았다. 본아이에프 마케팅팀장 출신인 그는 소비자들이 순수본 제품을 더 오래 소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그 결과 영아식에서 유아식까지 취급하는 품목을 다양화해 소비자를 오랫동안 붙들어놓는 전략을 수립했다. 그는 “이유식 기업들은 효율화를 위해 통상 소품종 다량 생산 방식을 선택한다”며 “반면 순수본은 영유아의 월령을 세분화해 영아기 이유식에서 유아기 일반식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순수본이 제공하는 이유식 제품은 2019년 228종에서 지난해 421종으로 3년 만에 두 배가량 늘었다. 올해 말까지 450개 품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간편식 사업에서는 그동안 본죽이 쌓아온 이미지를 활용해 새 브랜드 ‘느리게 만든’도 지난 4일 선보였다. 조리 과정에서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로 메뉴를 구성한 게 특징이다. 이 대표는 “김철호 본그룹 회장은 평소 ‘선수는 링 밖에서 싸워서 이기면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며 “그런 만큼 장조림, 시래기 고등어찜 등 본죽의 이미지에 맞는 신제품을 준비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3년 이내에 1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고 이유식 부문에서 업계 1위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수도권에서 펼치고 있는 이유식 새벽 배송 서비스를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고 연화식, 음료까지 포트폴리오를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한경제/사진=김병언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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