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준석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현직 집권여당 대표에 대한 징계는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임기를 11개월 남겨둔 이 대표가 대표직을 사실상 수행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리위는 7일 제4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징계를 심의·의결했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다음날 새벽까지 8시간 가까이 이어진 마라톤 회의 끝에 8일 “윤리규칙 제4조1항인 '당원으로서의 예의를 지키고 자리에 맞게 행동해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하거나 국민 정서에 동떨어진 행동 해선 아니된다'에 근거했다”며 징계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준석 당원은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이 지난 1월 10일 대전에서 장모씨를 만나 성상납과 관련한 사실확인서를 작성받고 7억원 상당의 투자유치 약속증서를 작성해준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소명했다"면서,
"윤리위는 사실확인서 증거가치, 이준석 본인 및 당 전체에 미칠 영향, 당 대표와 김철근 실장 간 업무상 지위관계, 사건의뢰인과 변호사 통상적 위임관계, 관련자들의 소명내용과 녹취록, 언론에 공개된 각종 사실자료 및 정무실장 지위에 있는 김철근 본인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7억원이라는 거액의 투자유치 약속증서 작성을 단독으로 결정했다고 믿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때 이준석 당원의 위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다만 위원회는 징계심의 대상이 아닌 성상납 의혹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며 "그간 이준석 당원의 당에 대한 기여와 공로 등 참작하여 이와 같이 결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의혹으로 징계위에 회부된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에 대해서는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당원권 정지 2년의 징계를 의결했다. 이들에 대한 징계 효력은 윤리위 결정과 동시에 발생한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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