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게이트’에 이어 거짓 해명 논란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이 후임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존슨 총리는 보수당이 올가을 새 총리를 선출할 때까지만 총리직을 유지할 방침이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보수당은 오는 9월 새로운 총리를 선출한다. 오는 11일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위원회에서 당 대표 경선 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다. 중진 의원들로 이뤄진 1922위원회의 이사진은 오는 21일 영국 하원이 6주 동안 여름 휴회에 돌입하기 전에 ‘2단계 경선’ 절차를 짤 것으로 보인다.
한 보수당 의원은 FT와의 인터뷰에서 ”9월 초 회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모든 것을 완료해야 한다”고 했다. 10월에 열릴 보수당 전당대회보다 일찍 총리를 결정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FT에 따르면 보수당의 당 대표 선출 위원회는 2019년 경선 방식을 차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922위원회와 보수당 이사회가 공동으로 위원 18명을 뽑는다. 출마를 원하는 의원은 다른 의원들 8명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후보가 결정되면 투표를 거듭해 최종 후보 두 명을 추린다.
두 후보를 올려 10만여명에 달하는 보수당 당원 전체 투표로 승자가 가려진다. 경선 기간은 후보 수에 따라 결정된다. 존슨 총리는 테레사 메이 전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지 2개월 만에 취임했다.
현재 존슨 총리 내각의 각료들이 차기 총리로 거론되고 있다. 영국의 여론조사업체 유고브(Yougov)가 지난 6일~7일 보수당원 71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벤 월러스 국방부 장관,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 자비드 전 복지부 장관,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부장관 등이 차기 총리 후보 명단에 올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월러스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월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주목받았다. 군인 출신인 그는 독일, 키프로스 등을 거쳐 북아일랜드에서 복무했다. 북아일랜드에서 복무하던 당시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폭탄 공격을 막아냈다.
수낙 전 재무부 장관이 주요 경쟁자로 꼽힌다. 인도계 영국인인 수낙 전 장관은 투자은행(IB)을 거친 엘리트 각료다. 여론조사기관 JL파트너스의 조사에선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와 맞붙었을 때 보수당 주요 후보 중 수낙 전 장관만 승리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는 존슨 총리가 거짓말을 시인했을 때 사지드 자비드 전 보건부 장관과 함께 가장 먼저 사표를 던졌다.
자비드 전 장관은 파키스탄계 영국인으로 2019년 존슨 정부 초기에 재무부 장관을 지냈다. 모돈트 부장관은 해군 예비역으로 2019년 첫 여성 국방부 장관을 역엄했다. 트러스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중국 등을 상대로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모돈트 부장관은 해군 예비역으로 2019년 첫 여성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트러스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중국·EU를 상대로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존슨 총리에 반기를 들고 “더는 안된다”고 선언하며 사임한 자비드 장관은 파키스탄계 영국인으로 2019년 존슨 정부 초기에 재무부 장관을 지냈다.
나딤 자하위 재무부 장관은 백신 접종 성과를 인정받아 교육부 장관으로 영전했고 이틀 전엔 재무부 장관으로 선임됐다. 이 밖에 2019년 경선에서 존슨 총리와 맞붙었던 제러미 헌트 보수당 의원, 출마를 공식 선언한 톰 투겐트하트 하원 외무위원장, 그랜트 섑스 교통부 장관, 수엘라 브레이버먼 법무상도 총리직 도전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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