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7월 8일자 A1, 11면 참조
에스디바이오센서 창업자인 조영식 회장은 8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진단 플랫폼 회사를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SJL파트너스와 머리디언을 약 2조원에 인수하는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밝히는 자리였다. 인수 계약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추가 M&A 계획을 공식화한 것이다. 조 회장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긴 어렵지만, 추가 M&A를 통해 POC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고 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항원·항체 반응을 활용한 호흡기 질환 진단에 강점이 있는 회사다.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신속항원 진단키트가 대박을 내며 급성장했다. 이번에 2조원을 들여 인수하는 머리디언은 소화기 질환 진단 영역에서 북미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머리디언을 시작으로 앞으로 굵직한 M&A를 통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조 회장의 구상이다.
글로벌 유통망 확장 전략도 강화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진단기기 유통회사를 한두 곳 더 인수할 계획”이라고 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앞서 진단기기 유통사인 브라질 에코디아그노스티카(470억원), 이탈리아 리랩(619억원), 독일 베스트비온(161억원)을 잇달아 사들인 바 있다.
추가 M&A를 위한 ‘실탄’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올 1분기 말 기준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현금성 자산은 1조3000억원 규모로, 이번 머리디언 인수로 소진된 자금은 보유 현금의 3분의 1 정도라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에 진단제품 생산을 위한 신규 공장 건설 계획도 밝혔다. 조 회장은 “현재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며 “신속진단 제품과 스탠다드 M10 등 주력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해 유통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스탠다드 M10은 신속 유전자증폭(PCR) 진단 기기로,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미국 진출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제품이다. 6시간가량 걸리는 PCR 검사 소요 시간을 30분 안팎으로 줄인 게 특징이다.
미국 현지의 생산 체계 구축을 통해 글로벌 사업 효율화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머리디언은 미국 독일 영국 캐나다 등에 생산시설을 갖췄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한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에 공장이 있다.
이선아/한재영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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