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험군 보호 위한 4차 접종 확대 검토

입력 2022-07-08 17:32   수정 2022-07-09 11:56

정부가 코로나19의 재유행을 공식화한 것은 최근 오미크론 하위 변이 등 여러 요인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상황이 심상치 않아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8일 브리핑에서 “각종 방역 및 의료대응 조치를 어떻게 변경할지 검토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다양한 방역조치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 또 바꾼다면 어떤 식으로 변경할 수 있을지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재유행은 변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과 함께 국민 대다수가 백신 3차 접종 후 3~4개월이 지나 면역력이 크게 약해진 데다 여름휴가 시즌이 오면서 이동량이 늘었고 방역 긴장감이 완화되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꼽힌다.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실내 감염도 확산되는 추세다.

BA.5 변이는 의료계도 주의 깊게 볼 만큼 독특한 하위 변이다. 검출 증가 속도가 빨라 BA.1(오미크론) 변이가 9.5명에게 전파했다면 BA.5는 18.6명에게 퍼뜨린다. 게다가 면역회피력이 높고 백신을 무력화한다. 확진이나 백신을 통해 얻은 면역력은 BA.5에 대해선 방어 효과가 사실상 없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 결과, 확진자와 백신 접종자들이 BA.5에 대해 중화항체를 생성하는 수준은 비(非)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21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국보건청에 따르면 BA.5는 감염자에 대한 중화능(바이러스 감염에 대응하는 방어력)을 스텔스 오미크론(BA.2)의 3분 1 수준으로 감소시켰다. BA.5가 항체결합력을 3분의 1로 줄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는 재감염 가능성이 3배 높다는 뜻이다. 유행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감염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부는 여름철 재유행에 따라 고위험군 보호를 위한 4차 접종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번 재유행에서 하루 확진자가 최대 15만~2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백신 접종이 유일하다고 보고 있다. 사적 모임 제한, 식당·카페 영업시간 제한 등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다시 도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변이가 많아지고 있지만 백신 접종은 여전히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코로나 의료체계를 재가동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일상 회복을 강조하며 병상을 축소했는데 재유행에 대비해 다시 의료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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