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과 해병대가 일본의 미군 이와쿠니 해병 기지에서 최신 스텔스 전투기를 대거 투입한 ‘엘리펀트 워크(코끼리 걸음)’ 훈련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7차 핵실험 및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추가 발사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항공 전력을 과시했다는 분석이다. 엘리펀트 워크는 전면전 등 상황을 가정해 수십여 대의 전투기가 최대 무장을 장착하고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를 하는 신속 출격 연습이다.
미 해병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 공군 제354항공원정비행단과 미 해병 제12항공단이 지난 7일 일본 이와쿠니 기지에서 사전에 계획된 훈련 중 군사능력 시연을 했다”고 최근 밝혔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미군의 최신 전투기들이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촬영한 장면이 실렸다.
미 해병에 따르면 미 해병대 소속 FA-18 호넷 5대, F-35B 8대, KC-130J 공중급유수송기 한 대 및 미 공군 F-22 랩터 10대, F-35A 10대 등 30여 대가 훈련에 참여했다. 이중 F-22 등 5세대 스텔스 전투기만 28대다. F-35A는 미국 알래스카주의 아일슨 공군기지에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병대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지원하려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 연합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번 시연은 이른바 ‘엘리펀트 워크’라는 게 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천여 대의 연합군 폭격기(전투기) 편대가 활주로에 줄지어 출격 순서를 기다리던 모습이 코끼리 무리처럼 보인다고 해 붙여졌다.
전문가들은 대북 억지력 과시 차원의 훈련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쿠니는 북한과 최단거리에 있는 주일미군 기지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유사시 한반도 증원전력 기지인 알래스카에서 5세대 전투기를 보내 주일미군과 합동 훈련을 한 것”이라며 “북한 핵실험 등 도발 억지 성격도 있다”고 설명했다. 군 소식통은 “주한미군이 최근 군산에 배치한 F-35A와 함께 유사시 주일 미군이 전진배치한 F-22, F-35 등이 동·서해에서 함께 기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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