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직원이 라방 '상담원'으로 변신한 이유 [긱스]

입력 2022-07-13 03:00   수정 2022-07-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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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제일기획 직원이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방송 상담원으로 변신했습니다. 상담을 통해 안내한 제품은 자동차였습니다. 국내 1위 광고회사 직원들이 갑자기 라이브커머스 방송에 상담원으로 나선 이유는 뭘까요.

이는 제일기획이 힘을 주고 있는 '퍼포먼스 마케팅'의 일환입니다. 제일기획이 최근 들어 전담팀을 만들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는 퍼포먼스 마케팅이 무엇인지 사내 퍼포먼스 마케팅 전담팀 '바운스팀'의 김진희 팀장을 만나 들어봤습니다.
김진희 바운스팀 팀장 "매출은 물론 브랜딩까지 책임진다"

12일 서울 용산구 제일기획 본사에서 만난 김 팀장은 제일기획의 퍼포먼스 마케팅을 가리켜 "중소회사가 하는 퍼포먼스 마케팅 영역에 광고주 브랜딩 관리까지 추가한 마케팅"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여타 광고·마케팅 회사가 퍼포먼스 마케팅을 실시하며 홍보물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노출됐는지, 해당 홍보물을 통해 얼마만큼의 구매가 발생했는지 등 수치를 내는 것에 집중하는데 비해, 바운스팀은 매출은 물론 광고주의 브랜딩까지 케어한다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퍼포먼스 마케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전략을 만들어 성과를 명확한 수치로 내는 마케팅을 의미합니다. 이 때문에 마케팅 전략도 다양하게 준비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배너 마케팅'입니다. A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배너를 총 10개 준비하고, 이 배너를 모두 노출시켜 본 뒤 어느 소비자에게 어느 배너가 가장 잘 어필됐는지를 분석해 각각의 소비자에게 최적의 배너를 노출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업계 1위 제일기획의 퍼포먼스 마케팅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광고주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기획하고 이 마케팅을 직접 전개합니다. 바운스팀이 펼친 대표적인 퍼포먼스 마케팅 사례는 지난해 8월 한국GM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를 라이브커머스에서 선보인 것입니다.

라이브커머스에서 자동차를 소개하는 사례는 많지 않아 광고주가 다소 의아해했지만 바운스팀은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를 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과 최근 소비자들의 라이브커머스 콘텐츠 소비 형태를 설명하며 광고주를 설득했습니다.
'라방'에서 전기차 소개했더니…할인 쿠폰 2분 만에 '완판'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방송에서는 볼트 차량을 계약할 경우 30만원을 할인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을 100장 판매했는데, 2분도 되지 않아 모두 완판됐습니다. 김 팀장은 "'쿠폰이 너무 많이 팔릴 때' '안 팔릴 때' '준비되지 않은 내용에 대한 질문이 들어올 때' 등 총 6개의 시나리오를 준비해 방송을 준비했다"며 "광고주가 요청한 시청자 수가 있었는데 그 부분을 명확히 달성했다"고 말했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건 제일기획뿐만이 아닙니다. 현대자동차계열 광고회사인 이노션은 지난해 퍼포먼스 마케팅 전문 기업 디퍼플을 인수하며 관련 분야 강화에 나섰습니다. 이를 통해 광고주의 매출은 물론 온라인 유입 고객 수, 앱 다운로드 수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노션 관계자는 “마케팅 기법의 발달로 고객 세일즈 연계 분석, 매체 효율성 극대화 등이 가능해진 만큼 퍼포먼스 마케팅에 대한 기업들의 요구가 갈수록 커지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광고업계가 퍼포먼스 마케팅이 공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온라인 광고시장의 확장세 때문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2021 방송통신광고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광고시장 규모는 2019년 6조5219억원→2020년 7조5284억원→2021년 9조2846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올해 온라인 광고시장 규모는 11조116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전체 광고시장(18조7391억원)의 59.3%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온라인 광고시장이 커지며 광고·마케팅의 효과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게 된 만큼 광고주들의 요구사항 역시 달라졌습니다. 김 팀장은 "과거에는 광고주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브랜딩을 광고·마케팅의 목표로 강조했다"며 "최근에는 '돈을 들인 만큼 가치 있는 결과가 나오느냐'를 중요시 여기게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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