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솔루션 기업인 ‘줌’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폭발적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AWS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해 매일 5000~6000대의 서버 용량을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에릭 유안 줌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클라우드 도움이 아니었다면 줌의 데이터센터로는 전례 없는 트래픽에 맞춰 발빠르게 확장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넷플릭스도 매년 5700억원을 AWS에 지불하게 됐습니다. 슬랙(slack), 아사나(asana) 등은 매출의 40~60%를 AWS 같은 클라우드 업체에 지불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팬데믹에 대응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패닉 구매한 조직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자사의 클라우드 투자가 진짜 비용 효율적인지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용 절감과 향상된 기능을 약속한 클라우드 프로젝트가 실제로 더 낮은 비용과 투자자본수익률(ROI)을 제공하는지 궁금해 합니다.
여기에 ‘안드레센 호로위츠’라는 벤처캐피털에서 낸 ‘클라우드 비용, 조(兆) 달러의 역설’이라는 보고서가 클라우드 회의론자와 클라우드 지지론자 사이에 열띤 토론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들은 상위 50개 소프트웨어 회사의 클라우드 비용을 분석한 결과, 클라우드가 유연성 측면과 혁신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측면에서는 확실히 유리하지만 비용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제 CIO와 CFO들은 ‘클라우드로부터 온프레미스로의 송환(Cloud Repatriation)’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클라우드는 회사 외부 업체를 활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거라면, 온프레미스는 예전처럼 회사 내부 서버를 활용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지스케일러’ 같은 클라우드 보안 플랫폼 업체나 수제 맥주 양조업체인 ‘뉴벨지움브루잉’도 자체 데이터센터로 옮겨 나름 효과를 본 기업들입니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최적화 업체 ‘옵티마이즈’ 설립자인 토마스 둘리엔은 퍼블릭 클라우드에 지출되는 1억달러를 ‘클라우드 송환(온프레미스로 전환)’하면 서버, 부동산, 냉각, 네트워크 및 엔지니어 비용까지 포함해도 TCO(연간 총 소유비용)의 절반 수준으로 아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줌’ 같은 신생기업이나 새로운 프로젝트의 경우 새로운 리소스를 손쉽게 확장할 수 있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종료하고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퍼블릭 클라우드는 확실한 선택이 됩니다.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민첩성(Agility), 안정성에 대해 어느 정도 유연성 세금을 지불할 만한 가치는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이상의 규모에 도달한 경우는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이를 최적화해야 합니다. ‘줌’도 2020년 4월에는 핵심 서비스를 AWS에서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로 이전했습니다.
우선 클라우드 비용 지출을 핵심성과지표(KPI)로 관리해야 합니다. 온라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는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비용 관리 솔루션 ‘코스트 인사이츠(Cost Insights)’를 통해 클라우드 지출을 모니터링하고 재무팀뿐 아니라 IT 개발자들도 오너십을 갖도록 하고 있습니다.
영업에게 주는 인센티브처럼 IT 개발자들에게도 클라우드 지출 비용을 줄인 만큼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도 유용합니다. 클라우드 송환이든 다른 클라우드로의 이전이든 출구 전략을 고려해 쿠버네티스 같은 오픈소스 컨테이너를 적극 활용해 워크로드를 손쉽게 이동시킬 수 있도록 합니다.
클라우드 지출 비용이 매출 성장을 추월하기 시작했을 때 클라우드 송환이나 이전을 검토하는 것은 너무 늦습니다. 초창기 시스템 아키텍처를 설계할 때부터 송환이나 이전을 염두에 두고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인프라 비용을 최적화해야 합니다. 이를 일반 기업에서 모두 행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를 대신해 줄 똘똘한 MSP(클라우드관리서비스) 업체 선정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박신영 기자/도움말=삼성S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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