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형암에서도 효능이 증명됐고, 표적 특이성까지 확보한 T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겠습니다.”
이희진 네오젠티씨 대표는 11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22 대한민국 바이오투자 콘퍼런스(KBIC 2022)’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업체는 국내 종양침윤림프구(TIL) 기반 세포치료제 개발사 중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르다.
네오젠티씨는 TIL을 이용해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텍이다. TIL은 암세포 주위에 모여있는 림프구다. 암세포에 있는 다양한 항원들을 인식하는 T세포로 구성돼 있어, 암세포 공격 능력이 뛰어나다. 이 업체는 환자의 암조직에서 분리한 TIL을 세포 활성화 기능을 가진 인터루킨2(IL-2)과 함께 대량 증식한 뒤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으로 T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 대표는 “TIL은 전이암 환자에서도 완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수하다”며 “삼중음성유방암과 비소세포성폐암을 대상으로 TIL 기반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전임상에서 면역관문억제제가 반응하지 않은 환자에게서 TIL세포치료제 반응성을 확인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네오젠티씨는 연초 임상 1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임상에 진입하는 경우 국내 첫 TIL 기반 세포치료제의 임상이 된다. 세계적으론 미국 아이오반스가 임상 2상을 마친 상태다. 하반기 임상 승인이 나오면 환자 투약을 하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임상시험계획(IND) 보완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조만간 임상 1상 시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상 2상까지 마무리한 뒤 2027년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네오젠티씨는 TIL 배양에 경쟁사인 아이오반스엔 없는 동결 과정을 추가했다. 이로 인해 배양 시간은 6~7일 증가하지만 전이암 등으로 파이프라인(후보물질) 확장이 용이해진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원발암 수술 시 세포를 배양, 보관했다가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하면 TIL을 대량 배양해 완제품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동결 과정을 추가했다”며 “생산 수율은 최대 2000배 수준인 경쟁사와 달리 3500배 이상”이라고 했다.
회사는 ‘T세포수용체 변환 T세포(TCR-T)’를 이용한 세포치료제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TCR-T는 T세포 표면에 특정 종양 항원을 인지할 수 있는 수용체가 발현되도록 한 T세포다. TIL 기반 치료제가 환자의 암세포에서 확보한 TIL을 배양해 삽입하는 방식이라면, TCR-T 치료제는 T세포 수용체를 변형시킨 TCR-T를 대량 증식시킨 뒤 환자에게 투여한다.
네오젠티씨는 TCR-T 세포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신생항원 발굴, TCR 서열 분석, 신생 항원을 특이적으로 인식하는 T세포 분리, 유전자 전달 등과 관련된 제반 기술들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플랫폼 검증과 후보물질 발굴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펩타이드와 주조직적합복합체(MHC)만 알고 있으면 TCR 서열 예측이 가능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며 “MHC와 유사하지만 범용성이 있는 MR1을 활용한 TCR-T 치료제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시리즈A에서 세웠던 투자 목표를 거의 다 달성했다"며 "올해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마칠 계획"이라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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