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육아’에 의존하는 영유아 부모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실내 활동 시간이 늘고, 부모들이 긴 시간 일과 양육을 함께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다. 10명 중 6명은 “스크린 육아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토로하지만 상당수 부모가 권장 연령 아래인 만 1세 이하 자녀까지 영상물을 보게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키즈 오디오 스타트업 코코지는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이 같은 내용의 ‘스크린 육아 의존도’ 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설문에는 만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전국 영유아 부모 500명이 참여했다.
응답자 51%는 자신이 스크린 육아에 의존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만 2세 자녀가 있는 부모는 의존 응답 비율이 63.1%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20대 부부가 58.5%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이후 스크린 육아 의존도에 변화가 있느냐는 물음엔 전체의 51.8%가 “의존이 늘었다”고 했다.
의존 이유로는 ‘아이가 떼를 쓰거나 부모의 지도를 잘 따르지 않아서’가 33.4%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만 3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 41.2%가 해당 응답을 선택했다. ‘영상의 대체재를 찾지 못해서’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부족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27%와 20.8%를 기록했다. 만 4세부터 6세까지 자녀를 둔 부모들의 30%가 대체재가 마땅치 않음을 이유로 꼽았다.
‘스크린 육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 66.8%는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걱정 요인으론 ‘집중력 감소 및 주의력 결핍(25.4%)’ ‘스마트기기 중독(23.2%)’ ‘안과 질환(17.8%)’ 등이 꼽혔다. 전체 응답자 61.4%는 “스크린 육아로부터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육아 현실에서 실천은 쉽지 않은 처지다. ‘아이가 영상을 보는 동안 다른 일을 하려 한다’는 응답은 45.2%에 달했다.
자녀 연령별로는 만 1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의 60.2%, 만 2세 부모의 84.5%가 스마트기기로 영상물을 보여준다고 답했다. 특히 만 2세들의 53.5%는 시청 시간이 하루 1시간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영유아 스크린 노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만 1세 미만은 스크린 노출을 피해야 하고 만 2세부터 5세 아이는 영상물을 하루 1시간 이하로 시청해야 한다. ‘스크린을 대체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이용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엔 부모들의 90.6%가 “그렇다”고 답했다.
조사를 진행한 코코지는 요기요 공동창업자 출신 박지희 대표가 2020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영유아 대상 오디오 콘텐츠를 만든다. 박 대표는 “영유아 부모들의 스크린 육아 고민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아이들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되는 양질 오디오 콘텐츠를 지속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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