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장악한 시위대…스리랑카 대통령, 몰디브로 줄행랑

입력 2022-07-13 07:48   수정 2022-08-09 00:01

스리랑카에 극심한 경제난으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고타바야 라자팍사(73) 스리랑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새벽 군용기를 타고 몰디브로 도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스리랑카 출입국관리소 관계자는 AFP에 고바타야 대통령과 영부인, 경호원 한 명이 안토노프-32 항공기에 탑승해 스리랑카를 떠났다고 말했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지난 주말 대통령 퇴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관저로 몰려들자 수도 콜롬보의 반다라나이케 국제공항 인근 공군기지에 피신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대통령 집무실 등을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트위터, 유튜브 등에는 대통령 침실과 거실에서 TV를 시청하거나 호화로운 수영장에 뛰어드는 시위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재되기도 했다.

스리랑카는 1948년 독립 이후 최악의 상황인 경제난에 직면하면서 연료와 식품 부족 등으로 민생은 파탄 지경에 이르렀고, 국가 부도 사태를 맞았다.

반정부 시위대는 2005년부터 권력을 쥐고 스리랑카를 통치해온 라자팍사 가문의 부패와 실정을 국가 부도의 원인으로 꼽으며 정권 퇴진을 요구해왔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스리랑카의 경제난을 불러온 책임을 지고 사임하라는 압박을 받았고 13일 사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스리랑카 의회는 오는 15일 소집해 20일 투표하는 일정으로 새 대통령 선출 계획을 발표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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