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즈캐피탈(Three Arrows Capital·3AC)이 파산한 가운데 회사 창업자들이 행방을 감춰 논란이 되고 있다. 파산관재인은 스리애로즈가 보유한 코인 등을 은닉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스리애로즈의 파산 절차를 관리하는 파산관재인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맨해튼의 뉴욕 남부 파산법원에 출석해 “스리애로즈를 설립한 주수와 카일 데이비스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으며 비협조적”이라고 주장했다. 주수와 카일 데이비스는 크레디트스위스에서 트레이더로 일하다 2012년 스리애로즈를 세웠다. 마틴 글렌 뉴욕 남부 파산법원 판사는 파산관재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두 창립자의 소환을 허가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말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법원은 스리애로즈에 파산 선고를 하면서 구조조정 자문회사 테네오를 파산 절차 관리를 맡는 파산관재인으로 선임했다. 테네오는 스리애로즈의 잔여 자산을 파악하고 처분을 동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런데 테네오는 최근 스리애로즈의 싱가포르 사무실을 방문한 결과 사무실 문은 닫혀 있었으며 문 앞에는 우편물이 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스리애로즈 창업자들과 지난주 줌으로 화상회의를 했지만 창업자들은 비디오를 껐으며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파산관재인은 스리애로즈 창업자들이 자산 일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기는 했지만 상당히 불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리애로즈의 자산 대부분이 암호화폐와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이라 빼돌릴 위험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스리애로즈의 NFT가 다른 디지털 지갑으로 옮겨졌다는 추측도 나온다. 파산관재인은 스리애로즈의 계좌, 디지털 지갑 등의 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 중이다. 이에 이날 주 창업자는 “파산관재인에 협력하려던 우리의 선의가 통하지 않았다”며 파산관재인을 비난하는 트윗을 했다. 주 창업자가 트윗에 첨부한 문서에 따르면 창업자들 및 그의 가족들은 물리적 폭력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입장이다.
스리애로즈는 한때 10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며 암호화폐 시장의 ‘큰손’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보이저디지털에 스테이블코인 USDC와 비트코인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파산에 이르렀다. 스리애로즈는 한국산 코인 루나에 투자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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