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짓인지 믿기지 않아 한참을 봤네요. 사기 수법이 참으로 신박합니다."
정류장에 버스가 정차한다. 버스에서 하차한 한 여성이 가방을 땅에 내려놓더니 오른발을 버스 뒷바퀴에 살며시 밀어넣고 버스가 출발하기를 한참이나 기다린다.
이를 백미러로 지켜보던 버스기사가 내려 고함을 치자 여성은 깜짝 놀라 황급히 자리를 피한다. 이때 예의바르게 인사를 하는 모습이 실소를 자아낸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공개된 영상에는 보험사기를 노리고 자해하려던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시내버스에는 운전석, 출입문 주위, 차량 중간 등에 총 4개의 CCTV가 설치돼있다. 특히 버스 밖 도로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찍히고 기록되기 때문에 교통사고나 버스 내 각종 안전사고 등의 예방 및 증거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이처럼 고의로 교통 사고를 낸 뒤 허위로 수리비용을 청구하는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9만 7629명, 적발 금액은 9434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고의로 살인이나 상해까지 저지른 보험 사기 적발 인원은 9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적발된 보험 사기 건수 연령은 50대가 23.0%로 가장 많았지만, 50대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20대의 비중은 늘어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오는 10월 말까지 넉 달간 공공·민간 영역에서의 각종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특별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이번 특별단속에서는 시도경찰청에 '보험사기 전담수사팀'이 꾸려지는 한편, 보험 관계기관의 수사 의뢰 사건을 각 시도경찰청 수사과에서 접수해 배당하는 '접수창구 일원화 제도'가 운영될 예정이다.
경찰은 '사무장 병원' 관련 보험사기와 보험금을 타기 위해 고의로 상해를 입히는 보험 관련 불법행위, 가해자와 피해자가 공모해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수령하는 자동차 보험 관련 불법행위 등을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지난해만 해도 3천361건의 보험사기 사건 중 총 1만 1천49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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