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화제될수록 尹 지지율 하락?…'부정 언급' 긍정의 2배 [신현보의 딥데이터]

입력 2022-07-14 10:07   수정 2022-07-14 16:03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김 여사에 대한 온라인상 관심도를 나타내는 소셜 언급량(뉴스·블로그·트윗)이 정권 첫주 대비 2배 넘게 오른 가운데, 부정적인 언급량은 긍정적인 언급량의 2배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에는 여론조사 부정평가 이유 목록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김 여사의 행보가 노출될 때마다 정치권 안팎으로 공격이 이어지면서 대선 전 떠오르던 '김건희 리스크'가 재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건희 여사 소셜 언급량 정권 초 대비 2배↑
최근 부정적인 언급, 긍정적인 언급량의 2배 넘어
14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김 여사의 7월 1주차 소셜 언급량은 7만3130건이다. 윤 대통령 취임한 5월 2주차에 김 여사의 소셜 언급량은 3만1358건이었다. 5주 간 온라인에서 김 여사에 대한 관심이 2배 넘게 늘어나면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관련 뉴스는 1579건에서 최근 959건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김 여사에 대한 언급량이 크게 늘고 있다. 5월 2주차에는 2만9003건이었는데 지난주에는 7만1426건으로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부정적인 언급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긍·부정 추이를 살펴보면 윤 대통령이 취임한 5월 2주차 김 여사에 대한 긍정적인 언급량은 4242건, 부정적인 언급량은 7405건으로 두배가 안 됐다. 하지만 지난주에는 긍정적인 언급량 2만456건, 부정적인 언급량은 4만4432건에 달했다. 부정적인 언급량이 긍정적인 언급량의 2배를 넘어선 것이다.
김 여사는 공개적 언행 없지만…
정치권 안팎으로 끊이지 않는 잡음
김 여사는 아직까지 윤 대통령과 함께 나서는 부부 동반 행사가 아니면 공개적인 언행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 여사가 6월 중순부터 각종 행사를 통해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정치권 안팎으로 김 여사에 대한 공격이 확대됐고, 소셜 언급량에서도 이같은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월 13일 김 여사가 김해 봉하 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만났을 당시 동행한 지인이 '무속인이다', '비선 실세다'는 등 논란이 이는가 하면, 지난달 말 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는 김 여사가 6000만원대의 명품 목걸이를 착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주장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논란이 일단락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김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을 운영하는 강신업 변호사의 발언을 중심으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강 변호사는 지난 8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즉각 사퇴하라"는 등 정치적인 발언을 포함하는 게시글을 소셜 미디어에 게시해왔다. 팬클럽 회장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김 여사가 최근 지인들에게 "강 변호사와 교류하지 않는다. 저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지난 12일이다. 이는 강 변호사가 이 대표를 공격한 지난 6월 말 이후 약 보름만의 일이다. 이에 대해 나경원 전 의원은 김 여사의 팬클럽을 언급하며 "정말 눈에 거슬린다"며 "(김 여사가) 조금 더 빨리 선을 그어주셨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인사 문제를 거론하며 "세간에는 인사권을 대통령이 아닌 부인이 휘두르고 있다는 소문으로 들끓고 있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 아직 없지만…
4주째 부정평가 이유에 등장한 '김건희 행보'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것)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김 여사의 이름이 부정 평가 이유에 등장하고 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6월 3주차부터 최근 7월 1주차 여론조사 때까지 4주째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 이유에 '김건희 여사 행보'가 이름을 올렸다. 비율은 1~2% 정도에서만 움직이고 있을 정도로 낮아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 부정 평가 요인 중 김 여사의 이름이 올라온 사실을 눈여겨보고 있다.

김 여사가 공개적인 발언을 하지 않더라도 미디어에 계속 등장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가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김관옥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은 대외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경제 문제에 현 정부의 인사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지지율 회복이 쉬운 지형은 아니다"면서 "김 여사가 대선 전 언급했던 것처럼 등장을 않거나, 정권이 안정 궤도에 오르면 등장하는 게 낫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의 논란이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 지지율에 김 여사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지만 김 여사 주변에서 잡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러한 논란들이 김 여사가 큰 사고를 안 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에게는 이러한 잡음들이 일종의 백신처럼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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