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김 여사에 대한 온라인상 관심도를 나타내는 소셜 언급량(뉴스·블로그·트윗)이 정권 첫주 대비 2배 넘게 오른 가운데, 부정적인 언급량은 긍정적인 언급량의 2배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에는 여론조사 부정평가 이유 목록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김 여사의 행보가 노출될 때마다 정치권 안팎으로 공격이 이어지면서 대선 전 떠오르던 '김건희 리스크'가 재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부정적인 언급, 긍정적인 언급량의 2배 넘어
관련 뉴스는 1579건에서 최근 959건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김 여사에 대한 언급량이 크게 늘고 있다. 5월 2주차에는 2만9003건이었는데 지난주에는 7만1426건으로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부정적인 언급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긍·부정 추이를 살펴보면 윤 대통령이 취임한 5월 2주차 김 여사에 대한 긍정적인 언급량은 4242건, 부정적인 언급량은 7405건으로 두배가 안 됐다. 하지만 지난주에는 긍정적인 언급량 2만456건, 부정적인 언급량은 4만4432건에 달했다. 부정적인 언급량이 긍정적인 언급량의 2배를 넘어선 것이다.
정치권 안팎으로 끊이지 않는 잡음
지난 6월 13일 김 여사가 김해 봉하 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만났을 당시 동행한 지인이 '무속인이다', '비선 실세다'는 등 논란이 이는가 하면, 지난달 말 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는 김 여사가 6000만원대의 명품 목걸이를 착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주장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논란이 일단락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김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을 운영하는 강신업 변호사의 발언을 중심으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강 변호사는 지난 8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즉각 사퇴하라"는 등 정치적인 발언을 포함하는 게시글을 소셜 미디어에 게시해왔다. 팬클럽 회장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김 여사가 최근 지인들에게 "강 변호사와 교류하지 않는다. 저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지난 12일이다. 이는 강 변호사가 이 대표를 공격한 지난 6월 말 이후 약 보름만의 일이다. 이에 대해 나경원 전 의원은 김 여사의 팬클럽을 언급하며 "정말 눈에 거슬린다"며 "(김 여사가) 조금 더 빨리 선을 그어주셨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인사 문제를 거론하며 "세간에는 인사권을 대통령이 아닌 부인이 휘두르고 있다는 소문으로 들끓고 있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4주째 부정평가 이유에 등장한 '김건희 행보'
김 여사가 공개적인 발언을 하지 않더라도 미디어에 계속 등장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가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김관옥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은 대외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경제 문제에 현 정부의 인사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지지율 회복이 쉬운 지형은 아니다"면서 "김 여사가 대선 전 언급했던 것처럼 등장을 않거나, 정권이 안정 궤도에 오르면 등장하는 게 낫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의 논란이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 지지율에 김 여사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지만 김 여사 주변에서 잡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러한 논란들이 김 여사가 큰 사고를 안 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에게는 이러한 잡음들이 일종의 백신처럼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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