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몰디브 도피에…스리랑카 국민들 "도둑놈" 분노

입력 2022-07-13 16:28   수정 2022-07-27 00:31


국가 부도 사태를 맞은 스리랑카의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13일 몰디브로 도피하자 국민들이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해 시위를 벌였다.

이날 고타바야 대통령과 그의 부인, 경호원들은 스리랑카 공군기를 타고 몰디브의 수도 말레로 떠났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다른 아시아 국가로 이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지난 9일 사임 의사를 밝힌 뒤 모처에 도피해 있다가 두바이로 도피를 시도했으나 공항에서 저지당하기도 했다. 고타바야 대통령의 도피 소식이 전해지자 콜롬보의 대통령 관저 앞에는 수천 명이 집결해 “고타(고타바야 대통령의 별명) 도둑놈”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일각에서는 고타바야 대통령이 사임 의사를 표명하면서도 즉시 사임하지 않고 공식일을 13일로 잡은 이유도 헌법상 면책특권을 유지한 상태에서 해외로 탈출하려던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도피처에서 공식적으로 사임할 전망이다.

스리랑카는 지난 4월 대외부채 상환을 일시 유예했고 5월에는 공식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냈다. 올해에만 스리랑카가 갚아야 하는 부채 및 지급해야 할 이자는 70억달러지만 이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디폴트 후 스리랑카 국민들은 살인적인 물가 및 생활필수품 부족에 직면했고 지난 9일부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스리랑카 국회는 20일 새 대통령을 선출할 예정이다.

이날 시위대는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퇴진도 요구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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