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값 부담이 올 하반기에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밀가루, 식용유 등 원재료 값 폭등에 인건비까지 오르는 등 가격 인상 요인이 누적되고 있어서다. 대다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올 초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3~6개월 만에 다시 인상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도미노 인상'이 이어지면 하반기 외식 물가가 한층 뛸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KFC·써브웨이 등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이들 업체의 가격 인상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원자재 가격이나 물류비,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는 지난 12일부터 대표 제품군인 15㎝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8% 올렸다. 15㎝ 에그마요 샌드위치가 4900원으로 300원 오르는 등 15㎝ 샌드위치는 평균 333원 인상된다. 30㎝ 샌드위치는 평균 883원 뛴다. 써브웨이는 이미 올 1월 15㎝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283원 올리는 등 인상 조처를 한 바 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도 가격을 반년 만에 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 단품 가격은 각각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12월 제품 판매 가격을 4.1% 올린 데 이어 지난달 16일부터 버거 상품 등 81종의 가격을 평균 5.5%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총 3번에 걸쳐 가격 인상을 단행한 셈이다.
KFC 역시 2017~ 2019년 3년 연속 제품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올해 들어 1월과 7월에 또 다시 가격을 인상했다. 2017년 4000원에 판매하던 징거버거는 현재 5300원으로 32.5% 뛰었다.
이처럼 외식업체들의 가격 인상 주기는 갈수록 빨라지는 추세다. 인상 폭도 크다. 정부가 수입산 돼지고기 할당 관세 적용, 커피와 코코아 원두 수입 부가가치세 면제 조치, 밀가루 등 농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확대 등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생활물가를 잡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각종 수입액이 동시다발적으로 상승하는 변수 탓에 물가 대책의 실효성을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중에는 커피빈이 3개월 만에 또 한 번 가격을 인상했다. 2014년 8월과 2018년 1월 가격 인상했던 커피빈은 올해에는 2월과 5월에 각각 커피 등 음료 가격을 올렸다. 인상 주기가 4년에서 3개월로 당겨진 셈이다. 스몰 사이즈 아메리카노 한 잔이 4900원에서 5000원으로, 카페라떼는 5400원에서 5600원이 됐다.
당분간 외식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가격을 동결하며 버틴 일부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압박이 커 가맹점주들 인상 요청이 거세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발표한 한국은행의 지역경제보고서를 보면 올 들어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인 53%가 연내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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