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모르는 '코알못'도 앱 개발…국내외 빅테크 '노코드'에 빠졌다

입력 2022-07-13 17:11   수정 2022-07-14 01:32

‘참신한 마케팅 문구를 만들어주는 생성기.’ 네이버가 만든 노코드(no-code) 인공지능(AI) 도구인 ‘클로바 스튜디오’에 이런 문구를 입력했다. 다음으로 ‘재킷-특별함을 더한 스타일’ ‘구두-운동화로 착각할 만큼 편한 구두’와 같은 몇 개의 예시를 넣었다.

이것으로 준비는 끝. 아랫줄에는 설명 없이 ‘케냐커피’를 입력하자 ‘아프리카의 뜨거운 태양이 느껴지는 맛’이라는 결과가 출력됐다. 코딩은 전혀 모르지만 5분 만에 AI로 마케팅 문구를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코딩 몰라도 AI로 마케팅 문구 생성
1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코딩을 하지 않거나 최소한의 코딩만으로 앱,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노코드, 로코드(low-code)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물론 네이버, 카카오, LG CNS 등 국내 기업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초기에는 필요한 기능을 드래그 앤드 드롭 방식으로 이어 붙여 사용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클로바 스튜디오처럼 사람의 언어로 다룰 수 있는 도구들도 등장했다.

클로바 스튜디오는 네이버의 한국어 기반 초거대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를 쉽게 이용할 목적으로 제작됐다. 미국 오픈AI의 GPT-3처럼 자연어를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다. 문장을 생성·요약하는 것은 물론 구어체나 사투리로 바꿀 수도 있다. 문장에 담긴 긍정적, 부정적 감정을 분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종현 클로바 사업 개발 매니저는 “지시문과 예시만으로도 코딩 없이 빠르게 AI를 쓸 수 있다”며 “다른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도록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만드는 기능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클로바 스튜디오를 검색, 쇼핑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고 있다. 사용자 의도에 맞게 검색어를 교정하거나, 상품 이름을 요약하기도 한다. 올해 2월에는 일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비공개 시범 서비스(CBT)를 진행 중이다. 김정준 클로바 서비스 기획 매니저는 “올해 하반기 중 클로바 스튜디오의 공개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MS는 2015년부터 노코드 플랫폼 ‘파워앱스’를 선보였다. 드래그 앤드 드롭 방식으로 앱을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데이터를 입력하면 그에 알맞은 앱을 자동으로 개발해주기도 한다. 자연어만으로 코딩할 수 있는 기능도 지난해 추가했다.
○“엑셀 같은 보조도구 될 것”
노코드·로코드가 관심을 받는 배경엔 개발자 인력난이 있다. 개발자의 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빅테크들이 앞다퉈 노코드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169억달러(약 22조원)였던 세계 노코드·로코드 시장 규모는 2025년 455억달러(약 59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노코드·로코드 기술이 개발자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미리 주어진 기능을 활용하는 만큼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어렵고, 앱이 더 무겁고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순덕 한국MS 비즈니스앱 담당 매니저는 “엑셀 같은 솔루션처럼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보조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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