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은 13일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처음 공개했다. 2002년 ‘더샵’ 브랜드 출시 이후 20년 만에 선보인 신규 브랜드다. 프랑스어로 높은, 귀한, 고급을 의미하는 ‘오티에’에 땅, 대지를 뜻하는 ‘티에르’를 결합한 용어다. 소비자 중심의 맞춤 설계, 환경친화적 구조 설계와 고급 소재 적용 등을 내세웠다.
포스코건설은 한성희 사장 지시로 4년여 전부터 하이엔드 브랜드를 준비해 왔다. 포스코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2019년부터 정보기술(IT) 계열사인 포스코ICT 등과 협업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했다. 포스코건설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양가 근거 산출과 머신 러닝(인공지능을 통한 기계 학습)을 이용한 공동주택 하자 저감 분석 시스템 개발에 주력해 왔다.
포스코건설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 한정된 단지에만 오티에르 브랜드를 부여할 방침이다. ‘브랜드 적용 심의회의’를 운영하며 입지와 규모 등을 고려해 적용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다른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와 차별화한 포인트로 입주민 맞춤형 설계, 글로벌 건축가와 협업한 독창적 디자인, 친환경 고급 자재 등을 내세웠다. 입주민 요구를 반영해 마감재 등의 선택폭을 넓히고, 내외관은 국내 아파트에서 볼 수 없던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국내 주요 건설사 사이에 기존 시공사 브랜드 외에 고급형 브랜드를 추가 운영하는 하이엔드 전략 바람이 불었다. 현대건설(디에이치), DL이앤씨(아크로), 롯데건설(르엘), 대우건설(써밋) 등이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보인 바 있다. 올 3분기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도 고급 브랜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 건설사들의 하이엔드 전략은 서울 상급지로 꼽히는 강남권 재건축, 한남동 재개발 수주전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디에이치 브랜드를 앞세워 한남동 재개발 최대 규모인 3구역 수주에 성공해 주목받았다. 디에이치 수주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만 5조6988억원의 정비사업 수주 성과를 올렸다.
포스코건설이 오티에르 브랜드 출시를 앞당긴 것은 곧 있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시공능력평가 2~4위인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서울 한남5구역을 포함해 한강변 및 강남권 사업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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