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막으려다…전기 울타리에 접촉한 부녀 '참변'

입력 2022-07-13 22:45   수정 2022-07-13 23:29


충북 옥천에서 농경지에 드나드는 유해 동물을 막기 위해 설치한 전기 울타리에 2명이 감전돼 목숨을 잃었다.

13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밭에 간 아버지 A씨(65)가 쓰러졌다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아버지를 구하러 밭에 나간 딸 B씨(38·여) 마저 울타리에 접촉하면서 감전돼 사망했다.

행정기관 지원을 받아 설치하는 전기 울타리는 흐르는 순간 전압이 12V에 불과해 감전 사고 발생 위험이 적다.

야생동물 차단용 전기 울타리는 별도의 전력 공급 없이 태양광 집열판을 통해 만들어진 전기를 주로 사용하고, 가동시간 설정 기능은 물론 혹시 모를 누전 등을 예방하기 위해 안전장치도 설치돼 있다.

그런데도 A씨와 그의 딸 B씨가 변을 당한 이유는 사고가 발생한 전기 울타리는 군의 보조 없이 A씨가 개인적으로 설치한 울타리이기 때문이다.

태양광 집열판에 연결된 배터리가 아닌 밭 주변 전봇대에서 위법하게 연결한 전기가 사용됐고, 일반 가정 등에 공급되는 전압인 220V에 감전돼 부녀가 사망했다는 게 군의 판단이다.

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조 시설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전기 울타리를 설치한 농가 전체를 대상으로 일제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규격에 맞는 전기 울타리를 설치했어도 시설을 개조해 전압을 올렸는지, 외부의 전기를 불법으로 이용하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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