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에 엔저까지!'…日 부동산에 글로벌자금 몰린다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2-07-14 07:42   수정 2022-07-14 07:46



일본 부동산 시장에 매년 1조엔이 넘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인해 차입 비용이 극히 낮은 데다 올들어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20% 가량 싼 값에 부동산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도쿄의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뉴욕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1년말 차입 비용을 고려한 도쿄의 부동산 투자수익률을 연율 3%를 넘었다. 미국 뉴욕과 함께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영국 런던과 호주 시드니의 수익률은 2%대, 싱가포르와 홍콩은 1% 안팎이었다.
日 오피스빌딩 최고가 경신 '눈앞'
부동산 서비스 회사 CBRE에 따르면 2017년 이후 5년간 글로벌 투자자금은 연 평균 1조엔 이상의 일본 부동산을 사들였다. 2018년을 제외하면 부동산 매입 규모가 매년 1조엔을 넘었다.

2020년 해외 자금의 일본 부동산 매입액은 약 1조4000억엔(약 13조4124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약 1조6000억엔)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CBRE는 올해도 해외 부동산 투자자금이 일본 부동산을 1조엔어치 이상 사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7일 도쿄 도심의 대형 오피스 빌딩 '오테마치 플레이스'를 매각하기 위한 예비입찰에는 골드만삭스와 블랙스톤 등 세계 최대 규모의 부동산 투자회사 10곳 이상이 참가했다.

오테마치 플레이스의 매각 가격은 3000억엔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거래된 가장 비싼 오피스빌딩은 일본 최대 광고기획사 덴쓰의 도쿄 본사 빌딩이다. 일본 부동산 대기업 휴릭은 지난해 덴쓰 본사 빌딩을 3000억엔(추정가)에 인수했다.

오테마치 플레이스의 매각이 완료되면 일본 오피스빌딩 최고가 기록이 바뀔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초저금리와 함께 엔저(低)가 글로벌 투자자금을 일본 부동산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20% 가량 떨어지면서 달러 자금을 보유한 해외 투자가들은 그만큼 일본 부동산을 싼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홍콩의 투자회사 가우캐피털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부동산 펀드가 도쿄와 나고야의 대형 아파트 32채를 한꺼번에 사들였다. 이 펀드의 주요 출자자는 카타르의 국부펀드 카타르투자청이었다.

엔화 가치가 하락했던 2007년과 2014년에도 글로벌 투자자금들의 일본 부동산 매입이 급증했다.
투자처 마땅찮은 日 자금도 가세
해외 투자가 뿐 아니라 일본 부동산 및 투자회사들도 자국 부동산 시장에 가세했다. 오테마치 플레이스의 입찰에는 일본 최대 부동산 회사인 미쓰비시지소와 휴릭 등이 참가했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초저금리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진 일본 기업과 투자가들이 대체투자 대상으로 부동산 시장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시중은행들도 부동산 투자시장을 키우고 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말 현재 민간 은행들의 부동산 투자 대출 잔액은 92조엔으로 4년새 16% 늘었다.

올해 부동산 투자에 대한 대출 규모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해외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 몰려드는데다 은행들도 안정적인 융자 대상인 부동산 대출을 늘릴 계획이기 때문이다.

일본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변수는 금리인상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는 것과 반대로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고 있다. 내년 이후 일본은행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해외 투자가들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CBRE가 4~5월 은행과 리스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1년간 가장 우려스러운 변수는 금리 상승'이라고 답한 비율이 30%를 넘었다. 지난해 조사에서 금리 상승을 우려한 응답자는 4%에 그쳤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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