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단행으로 기준금리가 8년여 만에 2%대에 재진입한 가운데 금융권이 경쟁하듯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2금융권에선 최고 9%대에 달하는 적금 상품이 나오면서 저금리 환경에서 경쟁력이 높았던 주식 투자금 등이 다시 예적금상품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우정사업본부가 내놓은 '우체국×신한카드 우정적금' 상품 금리가 최고 연 8.95%에서 9.2%로 인상됐다. 이 상품의 적금 가입 기간은 1년으로 월 납입 한도는 30만원이다. 최고 금리를 적용받아 최대 30만원 씩 1년 납부할 경우 세후 원금과 이자를 합쳐 375만원(세전 378만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
다만 2금융권 상품인 만큼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만기까지 자유적금을 유지해야 기본금리 2.15%에 우체국 우대금리 0.45%를 추가로 받는다. 신한카드 이용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신한카드가 제공하는 특별리워드를 통해 금리 6.6%가 추가 적립돼 총 9.2% 상당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협중앙회와 신한카드가 손잡은 '신협 플러스 정기적금'은 연 8% 금리를 제공한다. 한 달에 최대 30만원을 넣을 수 있고 1년 동안 납부하면 된다. 기본금리 연 2.5%에 우대금리를 연 5.5%까지 제공한다.
대형은행에서도 연 4~5%대 예적금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하나은행의 '내집마련 더블업 적금' 금리는 최고 연 5%에서 연 5.5%로 오른다. 대표적인 월 복리 적금 상품인 주거래하나와 급여하나, 연금하나 상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3.2%에서 3.7%, 3년 만기 기준 최고 연3.5%에서 4%로 0.5%포인트씩 오른다.
우리은행은 21개 정기예금 금리의 경우 0.25∼0.5%포인트, 25개 적금 금리는 연 0.2∼0.8%포인트 인상한다. 이에따라 '우리 SUPER 주거래 적금' 금리는 최고 연 3.65%에서 최고 연 4.15%가 된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8일 25개 예·적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최대 0.7%포인트 올린 바 있다. 이에 따라 대표 적립식 예금인 '신한 알.쏠 적금' 1년 만기 상품의 최고 금리는 연 3.2%에서 3.7%로 올랐다.
NH농협은행 역시 15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상향한다. 정기예금 금리는 0.5%포인트, 적금 금리는 0.5∼0.6%포인트 오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한 만큼 금융권의 금리 인상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는 총 세 차례 예정돼 있다. '빅스텝'을 결정한 직후 이창용 한은 총재는 "시장에서 올해 기준금리 수준을 2.75~3%로 기대하는 점은 합리적"이라고 언급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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